공정위, 차 부품값 담합 독일·일본 업체에 ‘철퇴’
수정 2015-04-13 13:44
입력 2015-04-13 13:44
7년여 동안 납품가격 맞춘 두 곳 75억 과징금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독일계 부품업체인 셰플러코리아와 일본의 제이텍트가 차량용 베어링 납품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드러나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75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 업체는 2001년 5월부터 2008년 6월까지 7년 여간 가격경쟁을 피할 목적으로 고가 부품인 ‘더블테이퍼롤러베어링(double tapered roller bearing)’의 납품가격을 맞추기로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러 개의 롤러를 배치해 만드는 이 부품은 자동차 자동변속기에 사용된다.
제이텍트에 해당 부품을 주문해 단독으로 납품받던 현대·기아차와 현대파워텍은 2001년 초 비용과 환율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셰플러코리아에서 국산품을 병행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셰플러코리아와 제이텍트는 사전합의를 통해 매년 서로 가격안을 교환하는 방법으로 가격수준을 최대한 높게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생산량을 조절해 점유율을 50대 50 수준으로 맞추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조·판매원가를 기준으로 통상 베어링 제품의 이익률은 40% 선이지만, 두 업체는 이 같은 짬짜미를 통해 70%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공정위는 추산했다.
공정위는 제이텍트가 양사간 비밀 합의 후 일본 본사에 보고한 문건을 확보해 담합 사실을 밝혀냈다.
공정위는 과징금으로 셰플러코리아에 약 55억원, 제이텍트에 20억원을 물렸다.
아울러 담합과 정보교환 행위를 중단하도록 명령했다.
공정위는 작년 11월에도 시판용·철강설비용·소형직납용 베어링의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일본·독일계 등의 베어링 업체들에 과징금 778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공정위 김대영 국제카르텔과장은 “베어링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독과점 상태이고, 자동차 엔진에 쓰이는 고품질 베어링을 만드는 토종 기업이 없어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블테이퍼롤러베어링 부품과 관련한 담합으로는 세계에서 첫 제재 사례”라며 “국내 베어링산업 전반의 경쟁이 촉진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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