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00개 폐연료봉 얼마나 위험한가
수정 2011-03-18 16:55
입력 2011-03-18 00:00
전문가들은 사용후 핵연료를 격납용기가 없는 별도공간에 보관하려면 화재가 나서 물이 다 빠지더라도 연쇄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비임계 질량’을 유지하는 것이 안전수칙이기 때문에 대규모 방사선 유출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이은철 교수는 “원전에서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핵연료봉을 사용한 뒤 별도의 공간에 보관할 경우 비임계 질량인 0.98 이하를 유지하도록 통제하게 된다”며 “물이 냉각되고 있지 않다고 해서 연쇄반응을 통해 대규모 방사선이 유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임계 질량(subcritical mass)이란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핵물질의 최소 질량인 임계질량(Critical Mass) 1 이하를 일컫는다.
이런 상태에서는 원자핵이 중성자와 충돌해 분열을 하더라도 연쇄반응이 일어나지 않고 스스로 분열을 멈춰버린다.
사용후 핵연료를 담아둔 건물 안에 물이 다 빠지고 수증기가 남는 경우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정한다 해도 비임계 질량을 유지한 상태라면 추가로 방사성 물질을 유출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또 4호기 원전 안에도 수조가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바로 꺼낸 핵연료봉은 원전 안 수조에 넣어뒀다 시간이 지나면 별도공간에 보관할 가능성도 있어 6천400개의 사용후 핵연료는 냉각된 지 꽤 오래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자로에 들어 있는 평균 연료봉 수와 정비주기에 대한 정보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아 완전히 안전하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원자로에 평균 150∼200개의 연료봉이 들어 있고 매년 한 차례씩 3분의 1을 꺼낸다”며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얼마나 자주 연료봉을 꺼내는 정비작업을 하는지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6천400개 가운데 꺼낸 지 오래되지 않은 연료봉이 얼마나 많이 섞여 있는가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카이스트 장승흥 교수는 “사용후 연료봉을 보관하는 공간은 격납용기가 없기 때문에 방사선이 방출되면 통제가 어려워 위험해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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