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임원직 찬밥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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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7-30 01:06
입력 2009-07-30 00:00

연봉 반토막… 임기도 짧아 인기 뚝

“임원요(?). 전 계속 사원만 하렵니다.”

신(神)의 직장 중에서도 노른자위로 꼽히던 금융공기업의 임원 인기가 추락하고 있다. 공기업 선진화 바람을 타고 최근 1년 사이 임원 임금이 반토막 난 데다 그나마 남아있는 임원 수까지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탓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 감사 자리는 3개월 넘게 공석이다. 지난 4월 중순부터 감사직에 대한 내부 공모를 진행했지만, 승진 해당자인 40대 후반~50대 초반 부장급 직원들이 하나같이 지원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감사 연봉은 이사급에 해당해 지난해까지 1억 5000만원이 보장됐지만 최근 들어 1억원으로 33%나 줄었다. 지위가 높을수록 임금은 더 깍였는데 주택금융공사 사장 연봉은 3억원에서 1억 6100만원(-46%), 부사장은 2억원에서 1억 2100만원(-39.5%)까지 내려앉았다. 물론 기관평가 등 성과에 따라 추가로 성과급이 주어지지만 과거 연봉 수준을 기대하긴 어렵다. 임금 역전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고참 부장급 월급이 막내 임원급 월급과 거의 비슷해지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사실 임원 승진 기피현상은 월급 탓만은 아니다. 임원이 돼 명예를 얻은 들 명예가 그리 길지 못한 탓도 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특정 공기업만의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른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임원 임기는 보통 2년, 아주 잘해야 1년 연장해 3년인데 연봉까지 메리트가 없으니 누가 임원이 되겠느냐.”면서 “능력있는 젊은 부장들도 정년을 채우는 쪽을 택한다.”고 말했다. 올해 내부 승진을 통해 임원이 된 또 다른 금융공기업 임원은 “임원이 선진화에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해 임금을 30% 이상이나 줄였는데 다시 정원을 줄이자는 분위기로 몰아가니 정말 괜히 임원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9-07-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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