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감원 여론주도 신경전
수정 2009-02-03 00:46
입력 2009-02-03 00:00
금감원 “중앙銀 역할 제한”… 한은 “역할 증대로 법 개정을”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조사연구실은 ‘주요 선진국의 금융안정기능 강화 논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개별 금융사의 정보는 감독당국이 수집해 중앙은행과 공유할 따름이며, 중앙은행에 단독 또는 공동 검사권이 부여된 나라는 없다.”고 소개했다.
금융권은 이를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은 권한 강화 주장과 실제 국회에 이같은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이 계류 중인 데 따른 위기의식의 산물로 풀이한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거나 논의 중인 법안들은 ▲한은에 금융사 단독조사권 부여 ▲한은법 1조에 금융시장 안정 목적 추가 ▲금융위기시 은행이나 기업체에 자본출자 및 직접 대출할 수 있는 여신요건 완화 등이다.
이 가운데 금융사 조사권 문제는 한은과 금감원의 뿌리 깊은 핵심갈등이다. 지금은 한은이 금감원에 요청할 경우 공동검사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문제가 터졌을 때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며 단독검사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금감원은 중복검사에 따른 금융사 부담 등을 들어 결사 반대다.
한은의 ‘존재이유’에 물가안정 외에 금융시장 안정을 추가하는 한은법 1조 수정과 관련해서도 금감원 보고서는 “주요국 사례를 보면 금융안정 기능은 어느 한 기관이 하는 게 아니라 정부, 금융감독기구, 중앙은행의 역할이 각각 따로 있다.”며 “중앙은행이 금융안정을 전담 총괄한다는 (일각의) 인식은 오해”라고 반박했다.
금융안정 기능과 관련, 이성태 한은 총재는 올해 신년사를 비롯해 얼마 전 이코노미스트클럽 조찬강연 등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를 계기로 중앙은행의 금융시장 안정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재검토할 때가 됐다.”며 한은법 개정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물가안정만을 존재 근거로 제한해 놓은 현행법 아래서는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과 위기대응 수단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한은의 위상을 축소시킨 1997년 한은법 개정의 실무주역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라는 점도 10여년 만의 재개정 작업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거리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9-02-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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