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외국계銀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이창구 기자
수정 2005-10-21 00:00
입력 2005-10-21 00:00
외국계 은행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미은행과 제일은행을 각각 인수한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물론 홍콩상하이은행(HSBC)도 마케팅 공세에 시동을 걸었다.

HSBC는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대기업이나 부유층 고객 위주의 영업을 은밀히 진행해 왔던 HSBC가 ‘공격 경영’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미지 확대


자생적 성장으로 승부

이날 회견에서 릭 퍼드너 한국대표는 “올초 그룹 전체 전략회의에서 한국시장에서의 인수·합병(M&A)보다는 ‘자생적 성장’이 HSBC 고유 문화와 영업력을 한국에 정착시키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후유증이 예상되는 LG카드와 외환은행 등을 인수하는 것보다는 자체적인 사업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HSBC는 프라이빗뱅킹(PB) 고객 요건을 1억원까지 낮춘 자산관리 서비스인 ‘HSBC 프리미어’를 앞세워 한국의 부자들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HSBC 프리미어’는 전 세계 33개국 12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대표적인 PB 영업으로 앞으로 부유층 고객을 놓고 국내 은행과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HSBC는 또 대구 인천 대전에 지점을 새로 개설하고, 기업금융센터도 늘릴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직원 450명을 충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빨라지는 토착화

SC제일은행의 ‘토착화’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노사관계 악화와 같은 잡음이 없이 존 필메리디스 행장 체제가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 6일 국내 은행권에서 최대인 80명 규모의 딜링룸을 열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게 될 딜링룸은 외국환 거래, 원화 자금중개, 파생상품 거래 및 무역금융 등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SC제일은행은 또 최근 지점장 공채라는 파격적인 인사 시스템을 도입해 은행권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SCB 전체 자산 중 SC제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22%나 되는 만큼 다음달에는 영국의 현지 애널리스트들을 대거 초청, 기업설명회를 갖는다.

LG카드 인수설 솔솔

극한 노사대립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씨티은행도 국내 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카드업을 주름잡고 있는 씨티그룹의 특성 때문에 LG카드 인수설이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글로벌 씨티그룹은 전체 순이익의 60%가 신용카드 부문에서 나올 정도로 카드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어느 나라에 진출하든 신용카드 시장에서만큼은 1위를 한다는 게 기본 전략이다.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카드사업 확대도 무서운 기세다.

그런데 유독 한국에서만큼은 카드사업이 쉽지 않다.6월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자산 53조 6585억원 중 신용카드 자산은 3조 6939억원에 머물렀다. 씨티그룹은 ‘9·11테러’ 직후 M&A를 포기하기로 한 결정 때문에 외환카드 인수도 접었었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에서의 카드사업 확장을 위해 LG카드 인수에 ‘베팅’할 수 있다는 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05-10-21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