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업노트 ③] 창업일기 훔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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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4-06 00:00
입력 2004-04-06 00:00
신은경 사장은 창업을 결심한 순간부터 1호 매장을 내기까지 4년쯤 걸렸다.모든 준비를 혼자서 한 탓도 있지만,되든 안 되든 5년은 버텨보기로 작정했기에 인테리어 소품 하나조차 허투루 할 수 없었다.사무실 벽 여기저기에 써붙여진 ‘창업메모’를 살짝 훔쳐보았다.

창업강좌 부지런히 귀동냥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지원센터(www.sbdc.or.kr)는 물론 백화점,구청 등이 주관하는 강좌를 부지런히 쫓아다녔다.자꾸 듣다 보니 나름대로 ‘감’이 생기고,실속정보도 낚을 수 있었다.더러 허탕치는 ‘부실강좌’도 있었지만,알찬 강좌를 건졌을 때는 강의가 끝난 뒤 따로 상담을 신청해 개별조언을 받았다.

종자돈이 너무 빠듯하면 뒷심이 달린다 남대문시장에서 ‘몸 상해가며’ 옷가게를 한 덕분에 1억원의 여윳돈을 모았다.서울 송파동 직영매장을 여는 데는 8000만원(권리금 4000만원,보증금 1500만원,인테리어 비용 2500만원)이 들었다.회현동 사무실 임대료 등을 합쳐도 1억원이면 얼추 꾸려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중소기업청에서 창업자금 5000만원을 더 빌렸다.

소품 하나도 치밀하게 ‘오블리쿠아’가 추구하는 당당하고 아름다운 임신부 이미지컷을 구하기 위해 충무로 바닥을 몇날며칠 헤매고 다녔다.고생끝에 마음에 꼭 드는 사진을 구했지만 저작권료가 너무 비쌌다.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워 온라인 쇼핑몰에 50만원을 주고 1회 사용했다.매장에 내건 대형 포스터 등은 좀 더 싼 이미지사진을 사용했다.그토록 꼼꼼하게 따지고 준비했어도 막상 사업에 뛰어드니 생각지도 못한 시행착오들이 튀어나왔다.옥외 광고판에 세금이 붙는다는 사실을 몰라 과태료를 낸 것은 작은 예에 불과하다.

절대 타협해서는 안 될 세가지 품질과의 타협,가격과의 타협,자기와의 타협이다.책상에서 고개를 들면 바로 보이는 위치에 큼지막하게 써붙여 놓았다.값싼 원단에 흔들릴 때마다,시장에 물건을 풀고 싶을 때마다,이 메모를 들여다보며 ‘유혹’을 이겨냈다.

공짜는 없다 주요 일과중 하나는 ‘산부인과 접속하기’이다.매장 인근의 산부인과 홈페이지에 접속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일일이 읽어본 뒤 예비엄마들에게 홍보용 e메일을 보낸다.게시판 글을 일일이 읽어보는 까닭은,혹시라도 불임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부부에게 ‘상처’를 줄까봐서다.

돈 흐름은 정확히 신 사장은 디자인 계통의 일을 하는 남편의 사무실 한쪽을 빌려 쓰고 있다.제품 패턴도 남편에게 의뢰하고 있다.그러나 사무실 임대료와 패턴 제작비 등은 정확히 계산해 지불한다.그래야 돈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손익분기점도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안미현기자˝
2004-04-06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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