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닫힌 호르무즈 해협…이란전쟁 끝낼 대안 “말라카 해협”

윤창수 기자
수정 2026-07-17 07:27
입력 2026-07-16 18:50
트럼프, 이란보다 15배 많은 통항수수료
제안했다가 폐기…“레드라인 넘어선 것”
미국의 이란 공격이 5개월째로 접어들면서 베트남전과 같은 긴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전쟁은 10월 27일 이스라엘 총선거 이후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전에는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의 승리로 마무리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전쟁이 길어지고 있다는 우려에 “베트남전쟁은 19년, 한국전쟁은 3년이 걸렸다”며 일축하고 있다.
이란 전쟁을 수행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15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30㎞ 떨어진 핵시설까지 공습 범위를 확대했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이틀째 이어갔다.
베트남전쟁에서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5년째 벌이고 있는 전쟁에 이르기까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이란 전쟁과 비슷한 점을 살펴봤다.
로렌스 프리드먼 런던 킹스 칼리지 교수는 지난해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실은 ‘영원한 전쟁의 시대’란 기고를 통해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지도자들은 단기 전쟁의 오류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사력의 한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쟁은 결국 정치적·외교적 협상을 통해서만 승리로 마무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베트남전과 달리 이란에 대규모 지상군을 파병하지 않았지만 강력한 이념을 갖고 희생을 감수하는 적과 상대한다는 점은 매우 유사하다.
이란 전쟁이 종전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이후에도 재점화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애매모호하게 언급한 MOU 5조가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종전 MOU는 “이란이 오만 등 호르무즈 해협 연안 국가들과 국제법과 주권적 권리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한다”고 되어 있다.
이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전과 같을 수 없다는 일관된 입장 속에 통항료 징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레드라인을 넘어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부자 나라’인 중동 국가들을 미국이 보호하고 있다며 지난 13일 원유 가격의 20%를 수수료로 받겠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다.
그가 제시한 수수료 20%는 이란이 잠정적으로 제시했던 원유 1배럴당 1달러의 통항료보다 배럴당 80달러를 기준으로 했을 때 15배 가까이 많은 액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던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의 자유를 보호 수수료를 받겠다는 발언으로 스스로 깨버리면서, 이란의 입장에 무게를 실어주는 셈이 되버렸다.
익명으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 응한 외교 전문가는 “이란 전쟁은 결정적 승자 없이 ‘이기지 못한’ 미국과 ‘지지 않은’ 이란 간의 종전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미 중간선거와 이란의 경제위기 때문에 장기 소모전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두고 2007년 국제해사기구 주도 하에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연안국의 주권을 보장한 말라카 해협의 사례를 제시했다.
말라카는 강제적 통항료가 아니라 해협을 이용하는 선사들이 자발적으로 기여금을 내고 있다.
윤창수 전문기자
세줄 요약
- 미국의 이란 공격 장기화와 수렁 우려
- 호르무즈 해협 봉쇄·통항료 논란 확산
- 말라카 해협식 연안국 주권 보장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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