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가짜 거장에 홀린 ‘예술의 섬’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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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애 기자
서미애 기자
수정 2026-06-30 14:40
입력 2026-06-30 14:40

조각가 사기극에 900억원 재정 결손 초유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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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자은도에 자리한 ‘1004 뮤지엄파크’ 전경.  신안군 제공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 자리한 ‘1004 뮤지엄파크’ 전경. 신안군 제공


‘1도 1뮤지엄’이라는 화려한 구호 아래 야심 차게 추진되던 전남 신안군의 문화 예술 사업이 총체적 난국에 봉착했다. 가짜 학력을 내세운 조각가의 사기극에 행정망이 처참히 뚫리며 막대한 혈세를 낭비한 데 이어,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900억 원 규모의 재정 결손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최근 대구고법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조각가 최영철(활동명 최바오로)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그를 법정 구속했다.

프랑스 명문대 교수라는 그의 화려한 이력은 조사 결과 모두 허위로 드러났다.

신안군은 최소한의 검증 절차도 없이 그의 포장된 경력만을 맹신하여 조각상 구입비로 18억 원의 군비를 투입했다.

사기 피해는 시작에 불과했다. 신안군 인수인계지원T/F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하반기 신안군이 집행해야 할 필수 예산은 3,627억 원에 달하지만 확보된 세입은 2,727억 원에 그쳐 약 900억 원의 재정적 결손이 발생했다.

현재 신안군의 재정자립도는 6.81%로 전국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발행한 지방채 규모만 520억 원에 이른다.

무리한 전시성 토목 사업과 시설 건립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지자체의 존립을 위협하는 재정 위기로 돌아온 셈이다.

재정 파탄의 고통은 고스란히 군민의 몫으로 전가되고 있다.

당장 농수산물 최저 가격 보장제 등 시급한 민생 안정 사업들이 예산 부족으로 줄줄이 연기되거나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지역 행정 전문가들은 신안군이 이제라도 외형 중심의 ‘예술 행정’에서 벗어나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전문가는 “신안의 진정한 자산은 인위적인 건축물이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갯벌과 해상풍력, 블루카본 등 천혜의 자연에 있다”며 “교육과 연구 기능을 유치해 고유 자원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안 서미애 기자
세줄 요약
  • 가짜 학력 조각가 사기극과 군의 부실 검증
  • 조각상 구입비 18억 집행, 혈세 낭비 논란
  • 하반기 900억 재정 결손, 민생사업 축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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