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패배 의혹’ 명예도 성적도 잃은 전희철의 봄…KBL 레전드의 쓸쓸한 결말

류재민 기자
수정 2026-04-17 07:10
입력 2026-04-17 07:10
6강 플레이오프에서 소노에 역전패
3연패 당하며 쓸쓸히 봄 농구 마쳐
“선수들 최선 다해…마무리 아쉽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만큼 스포츠의 가치를 추락시키는 행위는 없다. 그간 쌓아온 명예도, 성적도 잃은 씁쓸한 봄이다.
서울 SK가 봄 농구에서 쓸쓸하게 퇴장했다. SK는 16일 경기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6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에서 고양 소노에 65-66으로 졌다. 1차전 76-105, 2차전 72-80에 이어 내리 3연패다.
경기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65-64로 앞섰지만 네이던 나이트의 마지막 역전 결승 득점을 못 막아내면서 아쉽게 됐다. 지친 선수들의 발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고, 시간은 있었지만 상대 코트로 달려갈 힘도 없던 탓에 결국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이번 SK의 결말이 더 비극적인 것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고의 패배 의혹을 샀기 때문이다. SK는 주전 선수들을 빼고 임한 지난 8일 안양 정관장전에서 대놓고 이기지 않기 위한 모습을 보이며 65-67로 졌다. 덕분에 정규시즌 맞대결 전적이 4승 2패로 앞선 소노와 대진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SK는 부산 KCC에게는 2승 4패로 열세였다.
승부조작까지는 아니었지만 결국 한국농구연맹(KBL)은 재정위원회를 열고 전희철 SK 감독에게 500만원을 부과하는 한편 SK에 경고를 내렸다. SK 측은 오해를 살 만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경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여럿 코트에 나서다 보니 어수선한 상황이 벌어졌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별다른 구설 없이 KBL을 대표하는 명장으로 자리매김한 전 감독이었기에 충격이 더 컸다. 전 감독이 팀을 이끈 2021~22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SK는 4시즌 중 3시즌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와 달리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고 늘 최선을 다한 결과 1번의 우승과 2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전 감독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오늘 경기만 보면 준비한 대로 잘 됐다. 수비는 90% 이상 잘 수행해 줬다”면서도 “공격에서 선수들 몸 상태로 인해 잘 안 나왔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 시즌 고생한 선수들에게는 “최선을 다했고 투혼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논란과 관련해 사과했던 전 감독은 “마무리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서 아쉬운 시즌이었다”고 되짚었다.
성적이라도 났으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두둔할 수 있었겠으나 이날 패배로 소득은 없고 잃기만 했다. 내내 잘해왔던 전 감독의 경력에도 커다란 오점만 남는 시즌이 됐다.
류재민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SK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의도적으로 진 이유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