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에 고객 신용정보 넘긴 계열 저축은행… 법원 “과징금 10억 취소하라” 이유는?

김희리 기자
수정 2026-04-13 09:55
입력 2026-04-13 09:55
그룹사에 고객의 개인신용정보 수십건을 동의 없이 제공한 계열사 저축은행에 각각 부과된 10억원대 과징금을 취소하라는 1심 판단이 나왔다. 위법성은 인정되지만 금액이 지나치게 높게 산정됐다는 취지인데, 금융위원회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최수진)는 예가람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이 과징금을 취소해달라며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난 2월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예가람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은 태광그룹의 계열사다. 이들은 2014년부터 상호업무협약을 맺고 협의회를 조직한 뒤, 각 계열사가 협의회에 인력을 파견해 기획·인사·재무·법무 등 업무 전반에 관한 지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예가람은 2019년 12월∼2021년 11월 법률검토, 경영현황 보고 등을 위해 관계사에 대출 금액과 연대보증인 정보 등 고객 63명의 개인신용정보 77건을, 고려는 2018년 4월∼2021년 11월 고객 71명의 개이신용정보 71건을 각각 동의 없이 넘겼다.
이에 금융위는 2024년 12월 신용정보법 위반으로 예가람저축은행에 10억 3400만원, 고려저축은행에 9억 48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저축은행들은 해당 정보는 법률자문을 위해 제공됐을 뿐 신용판단에 활용되지 않아 신용정보법상 ‘개인신용정보’가 아니고, 정보 주체의 동의가 필요한 ‘제3자 제공’도 아니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해당 서류에 고객 성명과 주소, 대출 사실, 신용등급 등이 기재돼 있고 이는 신용판단에 필요한 정보이므로 개인신용정보가 맞고, 협의회에 제공한 것 역시 제3자 제공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과징금 액수는 위반행위에 비해 과하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저축은행들이 대가를 받고 개인신용정보를 제공한 것은 아니고, 신용정보 주체에게 2차적인 피해를 입혔다고 볼만한 정황도 발견되지 않는다”며 “위법성이나 비난가능성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고 했다.
이어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된 과징금을 그대로 부과하는 것은 다소 과다한 측면이 있고, 신용정보법상 명확한 기준이나 선례가 정립돼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처분사유가 인정되나 과징금 액수가 과다해 금융위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으므로, 각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김희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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