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이상 고용 금지’ 전락한 기간제법…노동부, 개편 작업 착수

김우진 기자
수정 2026-04-12 17:50
입력 2026-04-12 17:50
노동연구원 통해 기간제 실태조사 진행
“6~7월까지 전문가와 법안 개선안 논의”
기간제 노동자 453만→533만 증가세
정부가 ‘2년 이상 고용금지법’으로 전락한 기간제법(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법) 개편 작업을 본격화했다. 기간제 근로자와의 계약이 2년을 초과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상시 고용을 유도하고자 도입된 법인데, 현장에선 ‘1년 11개월’만 고용하고 계약을 종료하는 꼼수가 횡행하면서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에서 기간제법에 대한 해결 방안을 주문했다.
고용노동부는 12일 “기간제법 개정을 위해 기간제 활용 실태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간제법이 대대적으로 개편되는 건 2006년 제정된 이후 20년 만이다.
노동부는 먼저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을 통해 ‘기간제 활용 실태 조사’를 추진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공지한 제안요청서를 보면 사업체 1500곳을 대상으로 기간제 활용 실태를, 기간제 근로자 4000명을 대상으로 기간제 근로 현황을 조사한다. 전반적인 제도 개편에 대한 의향도 파악할 계획이다. 조사는 6월 중으로 마무리된다. 정부는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위한 밑그림을 그린 다음 전문가 논의와 공청회 등을 잇달아 개최할 방침이다.
기간제법은 당초 계약직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고용주들이 법의 허점을 악용해 같은 직무에 직원을 1년 11개월 단위로 갈아 끼우면서 노동자 방치를 강제하는 법안이 돼버렸다. 비정규직 사이에서 2년을 채우면 ‘무기계약직’이 된다는 기대는 사라진 지 오래다. 고용주 입장에서도 숙련된 노동자를 놓치는 결과가 초래됐다.
최근 기간제 근로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기간제 노동자 규모는 2021년 453만 7000명에서 2025년 533만 7000명으로 4년 새 80만명(17.6%) 늘었다.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1.6%에서 23.8%로 2.2% 포인트 확대됐다.
기간제법 개편 방향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사용 사유 제한, 차별 시정 강화 등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안은 과거 노동계가 거세게 반대해 온 터라 충돌이 예상된다. 노동부는 우선 노동계와 경영계 양측의 의견 수렴 절차부터 밟을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최대한 속도를 내서 우선 현안을 파악한 후에 6~7월까지 노사관계 전문가 등과의 논의를 통해 법안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개선안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세종 김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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