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최초 ‘4대 해병’ 가문 탄생… “핏줄로 시작됐지만 완성은 내 몫”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4-05 10:36
입력 2026-04-05 10:07
신병 1327기 수료식서 김준영 이병, 4대 해병대 가문 신고
6.25·베트남전쟁 등 77년 해병대 역사 함께 한 기록 눈길
김수용 단장 “김이병도 아들 낳으면 해병대 보내라” 덕담도
“핏줄로 시작된 길이지만 해병으로서의 완성은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병대 창설 이후 처음으로 4대에 걸쳐 복무한 ‘4대 해병 가문’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신병 1327기 수료생 김준영(21) 이병이다.
지난 2일 경북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 연병장에서 열린 신병 1327기 수료식. 이날 연병장에는 약 1300명의 신병이 6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빨간 명찰’을 단 정예 해병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행사에는 가족과 선배 해병 등 3000여명이 참석해 이들의 수료를 축하했다.
이날 수료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김 이병이었다. 그는 증조할아버지부터 이어진 해병대 전통을 이어받아 해병대 역사상 최초의 ‘4대 해병’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김 이병의 가문은 해병대 창설 초기부터 77년 역사를 함께해왔다. 1대 해병인 증조할아버지 고 김재찬 옹은 병 3기로 제주에서 자원입대해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과 도솔산지구전투 등 주요 전투에 참전했다. 해병대가 ‘필승 신화’를 써 내려가던 시기를 몸소 겪은 인물이다.
2대 해병인 할아버지 김은일씨는 병 173기로 베트남전에 참전해 ‘추라이’ 지역 작전에 참여했다. 3대 해병인 아버지 김철민씨는 병 754기로 입대해 김포반도 최전방에서 수도권 서측방을 방어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세대를 이어온 해병대의 기억 속에서 성장한 김 이병에게 해병대는 낯선 선택이 아니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자연스럽게 해병대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늘 강조하던 ‘안 되면 될 때까지’라는 말을 마음에 새기며 훈련을 버텼다”고 밝혔다.
이어 “해병대 역사 속에서 우리 가문이 작은 한 줄을 이어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4대 해병이라는 자부심을 가슴에 새기고 어떤 임무도 끝까지 완수하는 해병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수료식 현장에는 가족들도 함께했다.
특히 멀리 제주 가파도에서부터 해병으로 태어난 손자를 격려하기 위해 직접 수료식에 참석한 김은일씨는 “해병대 역사 속에서 우리 4대가 나름의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자랑스럽다”며 “손자뿐만 아니라 1327기 후배 해병들 모두가 강인한 해병으로 나라를 든든히 지키고 건강히 전역하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김철민씨 역시 “가족의 이름으로 이어온 해병대의 명예를 아들이 다시 이어가게 돼 자랑스럽다”며 “선배 해병들이 그랬던 것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임무를 완수하는 해병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수용 해병대 교육훈련단장은 “신병 1327기는 지난 6주간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투철한 해병대 정신과 강인한 체력을 갖춘 정예 해병으로 거듭났다”며 “김 이병도 나중에 아들이 태어나면 해병대로 보내라”고 덕담을 건넸다.
현재까지 해병대에는 3대 해병 가문이 58가문이 있었지만 77년 해병대 역사상 4대 해병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4대의 이야기가 이날 한 줄의 역사가 됐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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