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원료난에 ‘러시아산’ 나프타 2.7만t 도착… LG화학 대산단지행

강주리 기자
수정 2026-03-30 22:20
입력 2026-03-30 22:20
3~4일분 물량… 정부·민간 협력 결과물
미, 러 제재 한시적 완화… 근본책은 미지수
나프타 수출 전면 금지… 매일 생산·재고 보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납사)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국내 민간 기업이 정부와 공조해 러시아산 나프타 2만 7000t을 확보했다. 해당 물량은 3~4일가량 쓸 수 있는 규모다.
30일 산업통상부와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확보한 러시아산 나프타 2만 7000t이 이날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에 도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나프타 수급 불안이 심화하자 경제성과 물류 여건 등을 검토하고 공급선 접촉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급 물량은 국내 월평균 나프타 사용량(약 400만t)에 비하면 제한적이지만 중동 사태 이후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대체 수급선을 확보한 사례로 평가된다.
그동안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을 두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미국이 한 달간 러시아산 수출 통제를 완화하면서 도입 가능성이 열렸지만 금융 결제와 2차 제재 문제로 기업들의 우려가 컸다. 이에 산업부는 미국 재무부의 파트너인 재정경제부를 통해 협의에 나섰고 미국 재무부로부터 달러화 외에 루블화(러시아) 등으로 결제가 가능하며 이에 따른 2차 제재도 없다는 점을 확인받았다.
일부 기업들도 경제성 여부를 따져보며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했기 때문에 근본적인 수급 대책이 될 수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미국의 제재 완화 조치가 4월 11일까지로 예정돼 있어, 이후에도 수급이 지속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은 국내 나프타 수요의 약 4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중동산 비중이 77%로 높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국내 나프타 재고가 급격히 떨어지며 산업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하자 정부는 지난 27일 자정부터 나프타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기존 수출 예정 물량도 모두 국내 수요처로 전환하도록 조치했다. 나프타 수출량은 국내 생산분의 11% 정도다.
정부는 고시에서 나프타 사업자(정유사)와 나프타 활용 사업자(석유화학사)에 매일 나프타 생산·도입·사용·판매·재고 등 관련 사항을 산업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또 나프타 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해 나프타 사업자의 주간 반출 비율(반출량/생산량)이 전년도 전체 기간보다 20% 이상 줄어들면 산업부가 판매·재고 조정 명령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 추출되는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로 비닐봉투에서 자동차 내장재에 이르는 거의 모든 플라스틱 제품에 쓰인다.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해 플라스틱·고무·섬유·비닐·포장재·의약품 등 다양한 산업에 쓰이는 공산품 제조의 출발점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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