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국힘 버려야 보수 산다” 김부겸, 12년 만의 대구시장 재도전

민경석 기자
수정 2026-03-30 17:22
입력 2026-03-30 17:22
대구 2·28 공원서 기자회견…12년 만에 시장 재도전
시민 향해 “국민의힘 버려야 제대로된 보수 나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대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대구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지역 유권자들을 향해 “대구가 국민의힘을 버려야, 제대로 된 보수정당이 만들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총리의 출마로 대구는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그가 대구에서 공직 선거에 출마한 건 2020년 제21대 총선 이후 6년 만이며, 대구시장 도전은 2014년 이후 12년 만이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대구 중구 2·28 기념중앙공원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권투를 하면서 한쪽 팔만, 축구를 하면서 한 다리만 사용했다. 이제 양팔, 양다리를 다 쓰자”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여당일 때는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고, 야당일 때는 여당의 힘을 빌려야 한다. 그래야 예산이건 정책이건 받아내기 쉽다”고 덧붙였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이날 회견에는 취재진과 시민, 지지자 등 약 1000명이 몰렸다.
그는 대구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국민의힘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은 선거 때마다 보수가 위기라며 ‘대구마저 민주당에 넘겨줄 거냐’는 식의 공포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속을 것이냐”라며 “당(국민의힘)이 대구를 지켜야지, 왜 늘 대구가 당을 지켜줘야 하느냐”고 거듭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을 바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번에 국민의힘을 찍지 않는 것”이라며 “대구에서 김부겸이 당선되면, 그다음 날 국민의힘 지도부는 물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대구에는 힘 있는 여당 시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앞으로 4년간 정권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정부와 대립하는 시장이 아니라, 직접 소통하고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정말로 김부겸이 버려도 될 만큼 대구가 여유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에는 저를 한번 써먹어 보고, 제가 생각보다 시원치 않으면 걷어차면 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대구 현안으로는 일자리와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을 꼽았다. 김 전 총리는 “대구의 인구가 15년 사이에 15만명이 줄었고, 지금 대구의 가장 절박한 문제는 일자리”라고 진단한 뒤 “중앙 정부에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여러 국가 전략 산업에 대해 경쟁력이 있다는 걸 당당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시장이 되면 중간에 멈춰 있는 민·군 통합공항 건설 문제를 해결하고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다시 추진하겠다”며 “대구 1년 예산이 11조원쯤 되는데 정부에서 5조원을 주겠다는 그거를 못 하면 어떡하냐. 행정통합을 가지고 대구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총리는 기자회견 이후 작고한 부친이 생전에 살던 수성구 시지동 주거지에 전입신고를 했다. 선거사무소는 달서구 두류네거리 인근의 한 건물에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만간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설 전망이다.
대구 민경석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