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우영뜨락’의 실험… 생산·판매·나눔 잇는 전국 첫 노인 일자리 모델 첫발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3-30 13:23
입력 2026-03-30 13:23
“아침에 와보면 상추가 또 자라 있어요. 그거 보면 힐링이 돼요.”
제주시 이도2동 영산홍주택 지하 1층 문을 열자 환한 LED 조명 아래 연둣빛 상추가 줄지어 자라고 있다. 햇빛이 닿지 않는 공간이지만 도심 속 식물공장처럼 꾸며진 스마트팜 노인일자리 공동체 ‘우영뜨락’이다.
‘우영뜨락’은 제주어로 집에 딸린 텃밭을 뜻한다. 제주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스마트팜 사업장으로 현재 어르신 20명이 참여해 상추와 허브를 재배하고 있다. 이곳은 노인일자리 창출과 지역 먹거리 생산을 동시에 시도하는 새로운 실험 공간이기도 하다.
이 사업은 공공과 민간이 함께 힘을 모아 만들어졌다. 제주개발공사가 유휴 공간을 무상 제공했고 한국중부발전이 약 1억 2000만원의 시설비를 지원했으며 제주도가 운영비를 맡아 사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24일 첫 수확을 앞둔 날, 참여 어르신들은 상추를 살펴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전모(71) 반장은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고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기뻐했다.
제주시니어클럽 임상민 과장은 “올해 1월 교육을 시작해 2월 모종을 심었는데 50일도 채 되지 않아 수확을 하게 됐다”며 “어르신들이 단순히 용돈을 버는 것을 넘어 채소를 키우며 힐링하는 원예치료 공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확한 물량은 약 110㎏. 임 과장은 “첫 수확물이라 25일 가치돌봄 도시락 배달서비스와 연계돼 취약계층 310가구에게 무료로 제공됐다”며 “앞으로 지역 식당에 납품 판매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영뜨락은 기존 노인일자리 사업과는 생산·판매·나눔으로 이어지는 생산형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노인일자리는 환경정비나 공공시설 관리 등 공익형 사업이 중심이었지만 스마트팜을 활용해 실제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조를 도입했다. 참여 어르신들은 하루 3시간, 월 12일 근무하며 약 30만원가량의 소득을 얻는다.
설비를 맡은 팜스퀘어 김형민 대표는 “수경재배 방식이라 미세먼지와 병충해를 줄일 수 있고 무농약 채소 생산이 가능하다”며 “어르신들이 함께 일하며 외로움을 덜고 표정도 밝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이 모델은 노인 소득 보전과 지역 먹거리 생산, 취약계층 돌봄을 함께 실현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서천·공주·당진·계룡·보성 등 전국 여러 시니어클럽에서도 벤치마킹을 위해 현장을 찾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노인일자리가 공공봉사를 넘어 실제 생산과 지역사회 기여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스마트팜 농산물이 돌봄과 나눔으로 이어질 경우 노인일자리의 가치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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