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으로 이자 놀이·명품 쇼핑…국세청, ‘강남·한강벨트’ 임대업자 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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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서 기자
박은서 기자
수정 2026-03-30 12:00
입력 2026-03-30 12:00

전세보증금 대출해주고 이자소득 누락
법인 돈으로 ‘명품 쇼핑’
아파트 3141호 보유 15곳 핀셋 조사
탈루 혐의액 2800억 원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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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큰폭으로 오르면서 고가 아파트 소유자들의 보유세액도 많게는 5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17일 국토교통부가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 공시가격 변동률과 그에 따른 보유세액을 추정한 결과 강남3구 및 마포, 용산, 성동 등 한강벨트권의 보유세도 공시가격 급등에 따라 상승이 예상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3구 아파트 모습. 2026.3.17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큰폭으로 오르면서 고가 아파트 소유자들의 보유세액도 많게는 5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17일 국토교통부가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 공시가격 변동률과 그에 따른 보유세액을 추정한 결과 강남3구 및 마포, 용산, 성동 등 한강벨트권의 보유세도 공시가격 급등에 따라 상승이 예상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3구 아파트 모습. 2026.3.17
연합뉴스


주택임대업자인 A씨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송파구 잠실동 등에 고가 아파트 8채 등 전국적으로 아파트 19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거액의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자금을 타인에게 빌려주고 이자 수익을 챙겼으나 관련 이자 소득은 한 푼도 신고하지 않았다.

A씨의 탈세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주택 임대·매매를 목적으로 하는 C법인을 설립한 후 사주 일가의 해외 여행 경비, 명품 구입비 등 사적 경비를 법인의 비용으로 신고했다. 국세청은 A씨와 C법인의 탈루 행위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각종 세제 혜택만 누리고 임대 수입을 빼돌린 다주택 임대업자와 허위 광고 분양업체 15곳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30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는 ▲서울 강남 3구와 한강벨트를 포함해 서울 아파트 5호 이상 다주택 임대업자 7곳 ▲아파트 100호 이상 기업형 주택임대업자 5곳 ▲아파트 임대·고가 분양업체 3곳 등 15곳이다.

이번 세무조사망에 걸려든 15곳이 보유한 아파트는 3141호, 공시가격만 9558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이 중 절반 이상인 1850호가 서울 등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 특히 조사의 타깃이 된 ‘강남 3구·한강벨트’ 내 임대아파트 324호의 공시가격은 1595억원에 달한다.

조사 대상 중 개인 임대사업자 한 명이 보유한 아파트가 247호에 달하고,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공시가 58억원) 같은 초고가 주택까지 임대 수단으로 활용됐다. 국세청이 이들 15곳에서 포착한 전체 탈루 혐의 액수는 약 2800억원에 이른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번 세무조사 착수의 배경에 대해 “행정 부처의 일원으로서 범정부적 부동산 시장 정상화 대책에 동참하고 있다”면서 “국세기본법상 임대수입 탈루 등 명백한 탈루 혐의가 확인된 자에 대해 세무조사를 시행하는 것은 국세청 본연의 업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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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탈루 사레 인포그래픽. 국세청 제공
주요 탈루 사레 인포그래픽. 국세청 제공


국세청이 포착한 이들의 탈루 수법은 대담했다. 서울과 경기 일대에 아파트 200여호를 보유한 임대업자 D씨는 거래 상대방이 증빙에 서툰 일반인이라는 점을 악용해 임대 수입을 통째로 누락했다. 그러면서 인테리어 비용은 주택임대와 상관없는 부동산 컨설팅 사업장의 매입으로 돌려 세금을 깎았다.

건설사들의 ‘갑질 분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아파트 건설업체인 G사는 할인 분양을 내세워 입주자를 모집한 뒤 실제로는 할인 없이 고가 분양을 했다. 이들은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 중 20억원을 자녀 법인에 건설 용역 형태로 몰아주거나, 사주 일가의 별장 공사비(50억원)와 슈퍼카 8대(15억원 상당)를 구입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다양한 세제 혜택으로 세금 경감을 받으면서도 변칙적인 방법으로 세부담을 회피해 탈세한 다주택 임대업자에 대한 지속 검증을 예고했다.

세종 박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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