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라서 사료비도 면세유도 들썩들썩… “제주도 고유가 파고 넘어라”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3-27 17:30
입력 2026-03-27 17:30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와 생산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제주도가 농가와 소상공인, 운송업계까지 아우르는 ‘민생 방파제’ 구축에 나섰다.
사료비와 면세유 지원부터 금융 안전망, 대중교통 확대까지 다양한 대응책을 동시에 가동하며 도민 생활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사료값 상승 조짐… 축산농가 생산비부터 잡는다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곡물 가격이 들썩이면서 축산농가의 가장 큰 부담인 사료비도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배합사료 원료의 약 90%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정세 변화가 곧바로 농가 경영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에 따라 서귀포시는 올해 24억 4300만원을 투입해 7개 사료비 절감 사업을 추진한다.
생산 단계에서는 조사료 종자 구입비와 사일리지 제조비를 지원해 농가가 자체 사료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돕고, 유통 단계에서는 배합사료와 조사료 물류비를 지원한다.
특히 제주 지역 특산 자원인 감귤 가공 부산물 ‘감귤박’을 활용한 혼합사료 지원은 사료비 절감과 농업 부산물 재활용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자원순환 정책으로 평가된다.
# 농가 면세유·어선 유류비도 지원 확대… 운송업계·소상공인도 금융 지원도제주도는 시설농가와 어업인의 유류비 부담 완화에도 나섰다.
농업 분야에서는 면세유 가격 급등에 대응해 유가보조금을 한시적으로 지원하고, 지난해 평균 가격 대비 인상분의 40%를 보전하기로 했다. 이는 2022년 고유가 당시 지원 비율(20%)보다 두 배 높인 수준이다.
어업 분야에서도 연근해어선 유류비 지원 한도를 기존보다 1.5배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가 상승으로 경영 부담이 커진 운송업계와 소상공인 지원도 확대된다.
화물차와 택시는 유가연동보조금 지원 비율을 기존 50%에서 70%까지 상향하고, 전세버스 업체에는 관광진흥기금을 활용한 융자 지원을 추진한다.
또 도와 금융기관, 제주신용보증재단이 협력해 225억원 규모 ‘소상공인 위기극복 특별보증’을 시행한다. 담보가 부족한 소상공인도 최대 1억원까지 보증을 받을 수 있고 보증수수료도 연 0.7%로 낮췄다. 제주도는 이번 지원으로 약 750개 업체의 금융비용이 평균 150만 원가량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가에 버스 이용 9% 증가… 종량제봉투 주문량 폭증에 수급불안 우려 제기도유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도민들의 이동 방식도 변하고 있다. 제주도가 3월 1~15일 대중교통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버스 이용객은 237만 7339명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특히 청소년 이용객은 24% 이상 급증했다.
도는 늘어난 수요에 맞춰 혼잡 노선 배차 간격을 조정하고 버스 정류장 등 기반 시설 확충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일부 대형마트에서 종량제봉투가 일시적으로 품절되면서 수급 불안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 24~25일 긴급 점검한 결과 도내 종량제봉투 재고는 제주시 580만장, 서귀포시 270만장 등 총 850만장으로 최소 3~9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 확보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부 매장에서 주문량이 평소의 최대 10배까지 급증하면서 단기간에 구매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대형마트 등에 대량 구매 자제 안내문을 부착하도록 요청하고, 봉투 제작업체의 공장 가동시간을 늘려 공급 여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주는 유류를 전량 해상으로 반입하는 섬 지역 특성상 국제유가 변동의 영향을 육지보다 크게 받는다. 이에 도는 농어업·운송·관광·소상공인 등 분야별 지원책을 동시에 가동하며 경제 충격 완화에 집중하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물가와 에너지 문제는 도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사안”이라며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농어업인까지 사각지대 없이 촘촘하게 지원해 고유가 위기를 함께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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