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종가 1510원 넘어, 17년여 만에 최고…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 앞 놓인 고환율·고물가 복합 위기

황비웅 기자
수정 2026-03-23 17:40
입력 2026-03-23 17:40
원달러 환율, 전 거래일보다 16.7원 오른 1517.3원에 마감
물가는 뛰고 성장은 더뎌지는 ‘스태그플레이션’ 경계감 커져
신현송 차기 한은 총재 후보자의 위기관리능력과 역량 시험대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이 23일 처음으로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1510원을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1500원 선 돌파 자체보다도, 이란 사태 장기화 우려 속에 고환율이 ‘고유가→자금이탈→물가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 외환시장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통화정책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7원 오른 1517.3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9년 3월 9일(1549원)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영향 탓이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돼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원화 가치가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8시간’ 최후통첩이 임박하면서 패닉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KB국민은행 기준 공항 창구 환전 환율은 1578.3원으로, 1580원에 육박했다. 중동 정세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탓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내일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 기한까지 아무 일이 안 일어나도 환율이 안정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쟁 확전 우려에 이날도 국제 유가도 치솟았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브렌트유도 115달러에 근접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고유가·고환율 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 충격 심화에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올해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2% 성장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도 늘어나고 있다. 물가는 뛰고 성장은 더뎌지는 ‘스태그플레이션’ 경계감이 커지는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331 오른 99.810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99선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1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처럼 중동 사태로 한국 경제가 복합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한은 차기 총재로 지명된 신 후보자의 위기관리능력과 역량도 시험대에 올랐다. 시장에선 신 후보자를 ‘실용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분류하지만,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이 상충하는 구조적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해나갈지가 관건이다.
신 후보자는 최근 국제결제은행(BIS)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갈등이 얼마나 지속되느냐, 그리고 유가 상승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에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 향방이) 달려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만일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섣불리 올리면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해 올해 반등을 시작한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딜레마다. 결국 신 후보자의 대응은 고환율·고물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황비웅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원달러 환율이 1510원을 돌파한 주요 원인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