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연행록의 으뜸 ‘열하일기’ 초고본, 보물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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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여경 기자
최여경 기자
수정 2026-02-26 14:47
입력 2026-02-26 14:47
국가유산청 “후손들의 수정 과정 살필 가치 커”
불화·불상·사찰 누각 등 포함해 총 7건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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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실학자 박지원의 ‘열하일기’ 중 ‘연행음청 건·곤’. 국가유산청 제공
조선 실학자 박지원의 ‘열하일기’ 중 ‘연행음청 건·곤’. 국가유산청 제공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1737~1805)이 청나라를 다녀 와 남긴 ‘열하일기’(熱河日記) 초고본이 보물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이 소장한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과 불화·불상 등 문화유산 7건을 보물로 각각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박지원은 1780년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 축하 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연경(燕京·북경), 열하(熱河) 등을 찾은 경험을 일기체 형식으로 기록했다. 당대 선진 문물을 본받으려 한 실학자의 시각으로 본 청의 문화와 제도, 문인들과의 교유를 자세히 담았다.

보물로 지정된 자료는 총 4종 8책으로, 박지원이 작성한 가장 초기의 친필본이다. 이 중 ‘연행음청(燕行陰晴) 건·곤’에는 정본에 존재하지 않는 서학 관련 용어가 들어가 있고, ‘열하피서록’(熱河避暑錄)에는 새로운 내용이 여러 개 포함돼 있다.

국가유산청은 “‘열하일기’가 처음 제작될 당시 형태와 저자인 박지원과 그 후손 등에 의해 수정·개작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당대 조선 사회에 끼친 영향력 등을 볼 때 보물로서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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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 국가유산청 제공
경기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 국가유산청 제공


경기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 전북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경남 양산 ‘신흥사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복장유물’ 등도 보물로 함께 지정됐다.

1759년에 제작된 경기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는 비단 바탕에 채색을 한 불화로, 아미타여래가 극락에서 여러 권속(불·보살을 모시고 따르며 보좌하는 자)에게 설법하는 장면을 담았다. 서울·경기 지역에 남아있는 아미타설법도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됐다.

전북 임실 진구사 터에 남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9세기 후반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광배(부처에서 나오는 빛) 부분이 없고 왼쪽 손목 부분이 일부 유실됐지만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비례와 섬세한 조각 수법이 돋보이는 불상이다. 전라 지역에서 드물게 확인되는 형태로 통일신라 하대 불교 미술과 불상 양식의 확산을 보여주는 실물 자료라는 평가를 받는다.

경남 양산 신흥사 불상과 각종 복장 유물은 1682년 완성해 봉안한 작품으로 17세기 후반 복장 납입 의식을 이해할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경상도 지역에서 활약했던 승호와 수연, 보장 등 조각승들이 완성한 작품으로 이 지역에서 유행한 불석제 불상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특히 승호의 작품 중 주전각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한 작품 중에서 가장 이른 사례다.

이와 함께 ‘순천 송광사 침계루’·‘안동 봉정사 덕휘루’·‘화성 용주사 천보루’ 등 조선 후기 사찰 누각 3건도 각각 보물로 지정했다. 현존하는 사찰 누각 중 보물은 총 7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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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 신흥사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복장유물. 국가유산청 제공
경남 양산 신흥사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복장유물. 국가유산청 제공


최여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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