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국민의힘’…당명은 어떻게 탄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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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은 기자
손지은 기자
수정 2026-02-17 14:00
입력 2026-02-17 14:00

이달 마지막 주 새 당명 공개
3·1절부터 새 당명 공식 사용
선호 높은 ‘자유·공화’ 가치 추출
6·3 패배 시 ‘최단기 당명’ 불가피
국민의힘, 총선 2패·탄핵으로 퇴장
과거 정청래 ‘이름 훔치기’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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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명 개정
국민의힘 당명 개정 당명 개정을 앞둔 국민의힘이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간판에 ‘국민의힘’을 지우는 조형물을 설치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이 오는 3·1절부터 사용할 새 당명 교체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당명 개정이 마무리되면 2020년 9월부터 대한민국 제1 보수 정당의 이름이었던 국민의힘은 총선 패배 2회, 20대 대선 승리 후 3년 만에 탄핵, 21대 대선 패배 기록을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국민의힘은 설 연휴 직전 여의도 중앙당사의 ‘간판’을 지우는 조형물을 설치했다. 새 당명 브랜딩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청년들이 국민의힘 네 글자를 지운다는 의미를 담았다. 당명 개정 작업은 지난달 7일 장동혁 대표의 ‘이기는 변화’ 쇄신 로드맵과 함께 추진됐다. 앞서 비공개 당원 대상 내부 조사에서는 당명 개정 반대 여론이 높았으나 장 대표가 이를 공식화한 후 실시한 전 당원 조사에서는 찬성 여론이 높게 나와 개정 작업이 시작됐다.

이후 당원 대상 의견 수렴과 대국민 공모전을 거쳤고 2020년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국민의힘’ 브랜딩을 맡았던 김수민 전 의원이 브랜드전략 태스크포스(TF) 단장으로 투입됐다. 김 전 의원은 청년들 주축으로 구성된 33명의 TF와 함께 브랜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러 단계의 의견 수렴 과정에서는 ‘자유’와 ‘공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브랜딩 작업은 ‘자유당’, ‘공화당’ 방식이 아니라 자유와 공화의 가치를 담는 표현을 추출하는 과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예를 들면 ‘불닭볶음면’이라는 제품명은 불, 닭, 볶음, 면으로 표현되는 여러 가치의 총합”이라며 “가장 선호도가 높았던 자유와 공화의 가치를 살리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설 연휴 직전에는 최종 5~6개 새 당명 후보가 압축됐다. 연휴가 끝나면 2~3개의 최종 압축 안을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하고 의원총회 등을 거쳐 새 당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당헌·당규 개정 절차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절차 등을 마무리하면 된다. 새 당명은 이달 말 공개하고 3·1절 전국 곳곳에 내거는 현수막부터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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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안주영 전문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안주영 전문기


이번 당명 개정 시점을 두고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방에서도 당명 교체를 중단하라는 의견 등이 일부 나왔다. 6·3 지방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른바 대국민 세일즈 기간이 촉박하다는 우려 등이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당명을 바꾼 정당마다 승패가 달랐던 만큼 실제 반대 의견은 장동혁 지도부에 대한 ‘비토론’ 성격으로 해석된다.

새 당명의 정치생명은 오는 6월 지방선거 성적에 달렸다. 장동혁 지도부가 2018년 지방선거 때처럼 최악의 성적을 거두면 지도부는 붕괴하고, 새로 들어서는 지도부가 ‘장동혁 당명 지우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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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회초리 겸허히 받겠습니다’
‘국민의 회초리 겸허히 받겠습니다’ 2024년 4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민의힘이 설치한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새 이름의 연착륙도 관건이다. 다만 어느 정당이든 새로운 당명이 공개된 직후에는 거부감이 따라온다. 2020년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꿀 때도 당시 의원총회에서 “정당 가치가 덜 담긴 것 같다”, “‘국민’은 과거 진보 진영에서 쓰는 이름이다” 등의 반대 의견이 나온 바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시 “‘국민의 힘’은 나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2003년 발족한 시민단체 이름이다. 명백한 훔치기다”라며 저작권을 주장하기도 했었다.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세력이 새 당명에 대한 조롱과 변형 멸칭을 내놓는 것도 정해진 수순이다. 당명을 어떤 약칭으로 부르느냐를 두고도 신경전이 반복됐다. 과거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식적으로 정한 약칭 ‘새정치’를 거부하고 ‘새정련’이라 불러 대변인단 간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약칭으로 ‘더민주’를 쓰려했으나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끌던 ‘원외 민주당’이 법적 대응을 예고해 한동안 ‘더민주’로 약칭을 쓰다 합당 후 현재의 ‘민주당’을 쓰게 됐다. 최근에는 조국혁신당을 두고 정치적 평가를 담아 ‘조국당’ 또는 ‘혁신당’으로 약칭이 나뉜다.

손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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