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전략 지역 ‘기호 2번’ 인물난…출마 선언도 ‘여대야소’

손지은 기자
수정 2026-02-16 10:00
입력 2026-02-16 10:00
4개월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
‘여당 우세’ 65% - ‘야당 우세’ 20%
국민의힘, TK 외에는 출마 선언도 드물어
최대 승부처 서울도 오-장 갈등으로 어수선
경기지사는 불출마 후보들만 여조 상위권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명과 공천 장치 손질에 나섰으나 정작 ‘기호 2번’으로 출전하겠다는 선수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역 단체장 지역에도 앞다퉈 출마 선언에 나선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에서는 대구·경북(TK) 외에는 출마 선언조차 드물다. 계엄과 탄핵, 대선 패배로 당세가 쪼그라들고 지난해 8월 출범한 장동혁 지도부의 성적 부진에 ‘인물난’마저 현실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 연휴를 맞이해 실시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열세는 거듭 확인되고 있다. 지난 10~12일 KBS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전국 유권자 1012명,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중앙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2022년 지방선거 때보다 여당 시도지사가 증가할 것이란 응답이 65%, 야당 시도지사가 증가할 거란 응답이 20%였다. 이번 선거에 대한 인식도 ‘국정 동력 뒷받침’이 55%로 ‘정부 견제론’ 34%를 앞서는 걸로 나타났다.
판세 전망에서 밀리는 것뿐 아니라 ‘라인업’도 불투명하다.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은 장동혁 대표와 오세훈 시장 모두 패배 시 정치생명에 치명적 타격을 입는 게 확실한데도 불필요한 갈등 구도가 계속되고 있다. 장 대표 측은 오 시장이 지도부를 흔든다고, 오 시장 측은 지도부가 이른바 ‘자해 정치’로 선거를 흔들고 있다고 본다. 애초 당내 경선 없이 압도적인 ‘현역 프리미엄’으로 민주당 후보와의 본선에 집중하려던 서울 선거 전략이 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국 유권자의 약 26%가 있는 경기도는 광역단체장부터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출마자도 찾기 어려운 현실이다.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까지 같은 정당에 투표하는 ‘줄투표’ 성향이 강한데 대표 선수인 경기지사에 나서는 인물이 없다. 경기도의 한 원외당협위원장은 “우리당 현역 단체장이 없는 곳은 기초단체장 후보 구하기도 어렵다”며 “빨리 선거 분위기를 잡아야 하는데 우리당이 경기도를 호남처럼 생각하는 게 아닌지 걱정될 정도”라고 말했다.
경기지사는 출마를 선언한 전직 의원들이 있으나 여론조사에서는 모두 직간접적으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인물들만 잡힌다. SBS가 입소스에 의뢰한 조사(11~13일, 경기도 유권자 802명,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5%포인트)에서 경기지사 범야권 후보군 순위는 유승민 전 의원 14%, 김은혜 의원 12%, 안철수 의원 10%,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8%로 조사됐다.
특히 유 전 의원은 15일 MBN 출연에서 “세 번째 말씀드리는 건데 전혀 생각이 없다”며 “제게 남은 정치적 소명은 망해버린 보수 정당과 보수 정치를 어떻게 재건하느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당이 선거를 석 달 앞두고 자중지란을 벌이고 있으니 어떤 역할이 있을지는 당장은 좀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현역인 대전시장과 충남지사도 여권의 대전·충남 행정 통합 속도전에 끌려가는 분위기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의 반대에도 민주당은 통합특별법을 이달 내 처리하고 통합선거를 치르겠다는 태세다. 민주당은 이미 ‘통합 선거’ 맞춤용 후보를 고심 중이다.
반면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유일하게 쏠린 곳은 대구와 경북이다. 대구는 6선의 주호영 국회부의장, 4선의 윤재옥 의원, 3선의 추경호 의원, 유영하·최은석 의원 등 초선 도전자들도 나왔다. 대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노릴 것으로 전망됐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지난 12일 대구시장 도전을 공식화했고, 최근 국민의힘 당적도 복원했다.
현역 이철우 지사가 3선 도전에 나서는 경북은 김재원 최고위원, 최경환 전 부총리, 이강덕 포항시장이 나섰다. 다만 이 지사가 3선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일단 출마를 접은 경북지역 현역 의원들도 언제든 출마할 수 있는 대기자로 분류된다.
지도부가 공격적인 인재 영입에 나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인재영입위원회가 지역발전 인재 공모를 시작했으나 TK로만 인물이 쏠리는 지역별 비대칭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당내에서는 오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에 대한 장 대표의 입장 표명 이후에야 선거 분위기가 잡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4일 “이번 지방선거에서 미래형 지역 리더를 발굴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번 공천은 단순히 후보를 정하는 과정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 10년을 결정하는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장이 될 것”이라며 “선거에 강한 사람보다 지역을 성장시킬 사람, 기득권 정치인보다 새로운 지역 리더를 가급적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손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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