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술전시 쿠폰’ 전국 12%만 사용…비서울 ‘문화 양극화’ 극심

곽진웅 기자
수정 2026-02-16 13:00
입력 2026-02-16 13:00
온라인예매처 발급 총 12.17% 사용
쿠폰 시설 198곳 중 서울 70곳 집중
공연쿠폰, 서울에서만 84.4% 사용
박정하 “강원도 국립 시설 1개 없어”
“지역 인프라의 확충이 우선시 돼야”
정부가 내수 진작과 지방 활성화 차원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49억원을 ‘미술전시 할인쿠폰’(전시쿠폰)에 투입했지만 전국 사용률은 12%에 그친 것으로 16일 파악됐다. 특히 사용률에서 인프라 부족에 따른 서울과 비서울 지역간 ‘문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졸속 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간사 박정하(강원 원주갑) 국민의힘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확보한 ‘온라인 예매처를 통한 전시쿠폰 발급 사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8월~12월 전시쿠폰 사용률은 12.17%(12만 9733개)로 집계됐다.
1차 발급 당시 2.79%(2만 9795개)로 사용률이 저조해 미사용분을 2차로 발행했지만 이마저도 사용률이 9.37%(9만 9938개)에 그쳤다. 정부는 미사용분에 대해선 불용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17개 시·도별 전시쿠폰 사용률은 서울 63.64%(8만 2557개), 강원 12.17%(1만 5794개), 부산 6.12%(7943개), 경기 4.58%(5937개), 경북 4.35%(5643개) 순이었다. 울산(0개), 세종(0개), 충남(4개)의 경우 사용률이 0%로 집계됐다.
비서울 지역에서 전시쿠폰 사용률이 저조한 이유는 지역별 인구 분포를 고려하더라도 쿠폰 사용 가능 시설(현장할인 참여 시설 포함)이 서울에 집중돼 있기 떄문이다. 전국 198곳 시설 중 서울은 70곳, 경기는 29곳, 제주 23곳, 부산 17곳, 전남 15곳, 경북 11곳, 강원 8곳 등이다. 사용률 0%인 충남은 2곳, 울산과 세종은 쿠폰 사용이 가능한 시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연예술쿠폰 사용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체 중 서울이 84.4%(28만 3871개)로 사용률이 가장 높았다. 경기 3.5%(1만 1671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이 사용률 0~2%대를 기록했다. 공연예술쿠폰 사용 가능 시설 역시 전체 3550곳 중 서울에만 1481곳이 설치돼 있었다.
지역별 문화예술 수요나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 검토 없이 예산만 졸속으로 편성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하 의원은 “150만이 넘는 인구가 생활하는 강원에도 전시 가능한 국립미술관이 하나도 없는 현실에서 전시 쿠폰 같은 정책은 수도권 중심 소비로 쏠릴 수밖에 없다”며 “문화 향유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발성 예산 집행보다는 지역 문화 인프라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30일 일 광역자치단체별로 1개 이상 박물관 및 미술관 등 국립시설 설립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곽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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