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2세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이후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중일 관계는 크게 악화됐다. 연합뉴스
일본 자민당이 지난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창당 이후 최대 수준의 의석을 확보하며 압승하자 시진핑 국가주석 중심의 ‘1강 체제’를 유지하는 중국 내부에서도 당혹감이 감지된다. 일본 정치 변화를 충분히 예측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일본 정치 지형 변화가 향후 중일 관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사하시 료 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 교수는 BS닛테레에서 “자민당의 역사적 승리를 중국 정부가 예상하지 못했을 수 있다”며 “강한 정치 기반을 확보한 다카이치 정권을 계기로 관계 관리 차원의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선거 이전부터 이어진 중국의 강경 외교와 경제 압박이 사회 전반의 위기의식을 자극하며 보수 결집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젊은 층 일부에서도 중국에 대한 경계 인식이 확산하며 무당파 표심 이동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일본 여행 자제 권고, 항공편 축소, 수산물 수입 재개 지연, 희토류 규제 강화 등 연달아 일본 압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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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왼쪽 두번째) 일본 총리가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지난 8일 밤늦게 자민당 당사를 찾아 당선자 이름 위에 꽃모양 리본을 달고 있다. 도쿄 로이터 연합뉴스
중일 관계는 당분간 협력 확대보다는 긴장 관리 속 조정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체면을 중시하는 시진핑 정권이 단기간 정책 기조를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센카쿠 열도 갈등으로 중일 관계가 급랭했던 2012년 아베 신조 정권 당시를 언급하며 “정상회담 재개까지 시간이 걸렸던 전례를 들어 관계 변화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당시 중일 정상회담은 2년 가까이 중단됐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중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국익 중심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단기간 유화적 제스처가 나올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오는 3월 예정된 미국 방문은 또 다른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결과에 따라 미중일 전략 균형이 재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 명희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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