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민트’ 조인성 “신비주의 벗고 다작하는 이유는?”

이은주 기자
수정 2026-02-15 14:17
입력 2026-02-15 14:17
“연기에 힘을 빼고 여백의 미를 두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야 관객들이 영화 속 인물에 자신의 감정을 투영할 수 있으니까요.”
영화 ‘휴민트’에서 국가정보원 요원 조 과장 역을 맡은 배우 조인성은 절제되면서도 안정된 연기로 극을 이끌어간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화의 안내자 같은 역할로 특정 감정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면서 “비워내는 연기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극 중 조 과장은 사람을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자신의 휴민트이자 핵심 정보원인 채선화(신세경 분)를 구출하기 위해 인류애를 발휘한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박정민 분)과 공조를 펼치는 과정에서 조인성은 총격전, 육탄전 등 강렬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저는 액션에 큰 의의를 두는 편은 아닌데 이번에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대한 칭찬을 받았어요. 힘들고 버겁기도 했지만 스크린에서 영화적 쾌감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전작에서 유독 국정원 요원 역을 자주 맡은 조인성은 “기존의 딱딱하고 냉혹한 요원의 이미지보다 다정함을 부각한 입체적인 인물로 표현하려고 했다”면서 “정보를 얻기 위한 관계가 아니라 누군가를 돕기 위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모가디슈’와 ‘밀수’에 이어 류승완 감독과 또다시 손잡은 조인성은 “‘휴민트’는 감독님과 함께하는 과정에서 성장해나가는 제 모습을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라트비아 현지에서 촬영된 영화는 서늘하고 이국적인 블라디보스토크의 질감을 미학적으로 표현한다. 어느덧 영화계 고참 선배가 된 그는 촬영 현장의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
“3개월 동안 해외 촬영을 하다 보면 소통이 안 될 때가 많아요. 원하는 대로 현장 상황이 흘러가지 않을 때 제작진에게 정보를 듣고 배우들에게 설명하면서 오해하지 않게 현장을 끌어나가는 역할이 필요하죠.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선배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배우로서 자신의 쓰임새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그는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적이 있었다”면서 “역할이 크든 작든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쓸모있게 쓰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조인성은 올해 나홍진 감독의 ‘호프’와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 등 기대작에 연이어 출연하며 배우로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다작을 선택한 것은 그의 달라진 연기관과 맞닿아 있다.
“이제 스타들의 개념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신비주의 보다 얼마나 관객들과 가까워지느냐가 중요해졌고 스타들도 먼저 다가가지 못하면 잊혀진다고 생각해요. 역할의 크기와 상관없이 항상 가깝게 소통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이은주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조인성이 ‘휴민트’에서 연기할 때 중점을 둔 방법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