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악몽’… 하루 117건 불, 5년간 164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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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수정 2026-02-15 11:00
입력 2026-02-15 11:00

소방청 최근 5년 설 연휴 기간 화재 통계 분석 결과

설 연휴 화재 총 2689건… 3분의 1이 ‘집’
작년 9명 등 총 27명 사망, 137명 부상
하루에 1.3명꼴 死… 재산피해 330억원
점심시간 최다… 단독 주택 ‘불씨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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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연휴를 앞둔 13일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 5층에서 불이 나 70대 남매가 숨졌다. 난방기기가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산소방본부 제공
설 명절 연휴를 앞둔 13일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 5층에서 불이 나 70대 남매가 숨졌다. 난방기기가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산소방본부 제공


가족과 행복해야 할 설 연휴지만 순간의 방심으로 해마다 불이 나 사망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설 연휴 기간 발생한 화재 사고는 하루 평균 117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7명이 목숨을 잃는 등 164명의 사상자를 냈다. ‘부주의’가 화재 참사의 가장 큰 원인인 만큼 음식물을 조리하거나 화기를 사용할 때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15일 소방청 국가화재통계시스템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1~2025년 설 연휴 기간에 전국에서 총 2689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설 연휴가 6일로 다소 길었던 지난해에는 672건의 화재가 발생해 전년설 연휴 기간(4일간 397건)보다 70% 증가했다. 연휴가 하루이틀 길어지면 화재 건수가 급증하는 형국이다.

5년간 화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27명, 부상 137명 등 총 164명이었다. 재산 피해는 약 330억원으로 지난해 재난 피해는 직전 3개년을 합친 피해액보다 더 많은 158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만 9명이 설 연휴 화재(총 51명 사상)로 숨졌다. 연휴 기간 하루 평균 대략 117건의 화재가 발생해 매일 1.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셈이다.

시간대별로는 점심 시간대인 정오~오후 4시 사이에 가장 많은 770건(28.6%)의 화재가 발생했다. 오후 4~8시가 572건(21.3%)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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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후평동 다세대주택서 화재
춘천 후평동 다세대주택서 화재 지난달 4일 강원 춘천시 후평동의 다세대주택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부주의’ 277건… 음식물 조리 시 유의
“장기간 집 비울 시 가스밸브·콘센트 확인”
화재는 아파트, 주택 등 주거 시설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842건으로 전체 화재의 3분의 1(31.1%)에 달했다. ‘집’에서 가장 불이 많이 난다는 얘기다. 설 연휴에는 전, 튀김, 국 등 기름이 많이 사용하는 요리를 장시간 조리하고, 기름 과열로 인한 발화나 가스레인지 주변에 쌓인 기름때에서 착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 여러 음식을 동시에 하기 위해 불을 켜둔 채 다른 일을 하거나 조리 중 자리를 비우는 경우에도 화재로 이어지고 있다.

주거 시설 화재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단독주택’이 506건으로 주거시설 화재의 60.1%를 차지했다. 주거시설 전체 기간 평균(49.9%)보다 많이 높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화재는 290건(34.4%)이었다.

단독주택 화재의 주요 원인은 ‘부주의’(277건)였다. 그중 ‘불씨·불꽃·화원 방치’로 인한 화재가 79건(15.6%)으로 가장 많았다. ‘가연물 근접 방치’ 42건(8.3%), ‘담배꽁초’ 40건(7.9%)이었다.

날씨가 추운 계절인 만큼 친척들의 방문 등 가족이 많이 모인 공간에서는 난방기기 사용이 늘 수밖에 없는데 전기히터, 전기장판 등 온열기구를 오래 켜두거나 멀티탭이 과부하가 걸리면 과열·합선 위험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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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50대 성묘객이 묘지를 정리하며 라이터를 켜다 실수로 불을 내 최소 26명이 숨졌다. 사진은 산불 발생 닷새째인 3월 26일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의 한 민가 뒤 야산에 불이 확산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해 3월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50대 성묘객이 묘지를 정리하며 라이터를 켜다 실수로 불을 내 최소 26명이 숨졌다. 사진은 산불 발생 닷새째인 3월 26일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의 한 민가 뒤 야산에 불이 확산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성묘·제사를 하다 불이 나기도 한다. 촛불이나 향, 쓰레기 소각 등으로 인한 화재도 설 기간에 증가한다. 설 연휴 임야에서 난 화재는 183건(6.8%)에 이른다. 명절 음주 후 담배 불씨 관리를 소홀히 하는 부주의로 화재가 일어나기도 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명절 기간 쓰레기 소각이나 화기 취급 부주의가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했다”고 분석했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연휴기간 가족들이 모이는 가정 내 화재 비율이 높고, 특히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잦다”면서 “음식물 조리나 화기 사용 시 불씨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고, 오랜 시간 집을 비울 때는 가스 밸브와 전기 플러그를 꼼꼼히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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