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은 돈길?”…강남구 전철역 36개, ‘노도강’과 같아

조중헌 기자
수정 2026-02-14 11:02
입력 2026-02-14 11:00
‘금관구’ 지하철 합 28개
송파구 30개에 못 미쳐
“교통 인프라부터 차별” 한탄
“철길은 곧 돈길”이라는 부동산 업계의 격언이 들어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최상급지인 강남구를 주소지로 둔 전철역의 개수가 ‘노도강’(노원·도봉·강북) 3개 자치구의 전철역 개수를 모두 합친 것과 같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14일 서울신문이 서울특별시 내 전철역 소재지를 전수 분석한 결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위치한 전철역은 총 85개였다. 이 중 강남구가 보유한 지하철역은 36개다. 송파구는 30개, 서초구는 19개였다. ‘한강벨트’에 위치한 ‘마용성’(마포·용산·성동)도 구마다 평균 21개의 지하철역이 있다.
반면 노원구(17개)와 강북구(11개), 도봉구(8개)에 위치한 지하철역 수를 모두 더해야 강남구 한 곳의 지하철역 개수와 같은 수치가 나온다. 강남3구와 노도강을 묶어 지하철역 개수를 비교하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노도강과 비슷한 처지인 ‘금관구’(금천·관악·구로)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금천구의 지하철역 개수는 달랑 4개에 불과하다. 구로구(14개), 관악구(10개)를 모두 합쳐도 송파구의 지하철역 개수에 미치지 못한다.
서울 부동산 최하급지의 대중교통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점이 지하철역 수에서부터 드러난 셈이다. 교통 인프라가 뛰어난 강남3구에 복수의 환승역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그 차이가 컸다.
통상 역세권 여부는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시간 지체 없이 원하는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강남구가 1억 2385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서초구(1억 1259만원), 송파구(9108만원)가 뒤를 이었다.
반면 도봉구의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2712만원이었다. 강북구(2883만원), 노원구(3264만원)의 평당 매매가는 강남3구의 4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이다.
다만 지하철역이 7개 있는 양천구는 ‘특수 케이스’로 분류된다. 양천구의 대표 주거단지인 목동은 ‘학군’이라는 확실한 정체성이 있는 까닭이다. 올해 1월 기준 양천구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6632만원에 육박했다. 9개의 지하철역이 위치한 서대문구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인 부촌으로 분류되는 서대문구 연희동은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저가 위치해 있는 등 다른 자치구와는 달리 특수성이 있다는 평가다.
강북 주민들 사이에선 “집값이 오르지도 않는 데다 교통 인프라까지 차이가 나니 정말 서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에서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은 강북에 몰려있다는 한탄이다. 이른바 서울 ‘상급지’는 지하철이 촘촘하게 배치돼 있지만, 서울 외곽 지역 등 ‘최하급지’는 이동권에서부터 차별을 받는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사업성 측면을 고려해 강남권에 집중적으로 교통 개발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구도심이 많은 강북과 달리 강남은 ‘계획도시’ 성격이 있어 지하철 등 교통 인프라를 갖추기 쉬운 조건인 데다, 대표적 1기 신도시인 분당을 비롯해 수원·용인 등 경기 남부권 위주로 수도권 개발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강남 지역은 이동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이 있다 보니 사업성이 나오는 구조가 되고, 그렇기 때문에 신규 노선을 개통할 여력이 더 생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종 조중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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