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65% 이번 설 차례 안 지내…“스트레스 받느니 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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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훈 기자
수정 2026-02-15 11:00
입력 2026-02-15 11:00

30대 응답자 54% “친척 안 만나겠다”
지난해 설 가정폭력 신고 평소의 1.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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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을 닷새 앞둔 지난 12일 광주 서구 매월동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선물용 과일상자를 포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날을 닷새 앞둔 지난 12일 광주 서구 매월동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선물용 과일상자를 포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3명 중 2명은 이번 설에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통적인 명절 문화가 가족 화합의 장이 되기보다 오히려 갈등의 불씨가 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형식보다는 휴식과 개인 행복을 택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10일 발표한 ‘2026 설 명절 일정 계획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설에 ‘차례나 제사를 지내겠다’고 답한 비중은 전체 응답자(1000명)의 35%에 그쳤다. 지난해 설보다 5% 감소한 수치다. 특히 30대 이하 응답자의 54%는 “따로 사는 친척을 만나지 않고 조용히 쉬겠다”고 답하며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과반을 넘겼다. 기혼자의 79%가 가족 만남을 계획한 반면 미혼자는 56%에 그쳐 큰 차이를 보였다.

30대 시민들은 세대간 환경 차이와 소통의 어려움을 이유로 꼽았다. 서울에 사는 김영준(35)씨는 “주변 대부분 취업과 결혼 잔소리를 듣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라며 “어른들이 지금 30대의 경제적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해 비교를 당하는 것이 스트레스”라고 했다. 직장인 김세영(37)씨도 “대놓고 안가겠다고는 말을 못해도 ‘일이 있다’며 완곡하게 거절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지금 세대의 달라진 결혼관을 윗 세대가 이해하지 못해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잔소리를 듣게 된다”고 했다.

전통적 명절 문화가 가족 간 화합보다는 갈등의 원인이 된다는 점은 경찰 폭력 접수 통계로도 확인된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명절 연휴 가정폭력 접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 나흘간 전국에서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는 총 3384건에 달했다. 이를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846건으로 지난해 전체 일평균 신고 건수인 648건과 비교해 약 1.3배 많은 수치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명절 기간의 높은 신고율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연휴가 닷새였던 2022년에는 총 4092건, 나흘이었던 2023년에는 3562건의 가정폭력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특히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닷새 동안 총 5246건의 신고가 들어와 하루 평균 신고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춰 유교계에서도 명절 문화 개선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명절 차례상 표준안’을 통해 전 부치기 등 기름진 음식을 상에 올리는 것은 예법에 어긋나며, 떡국과 과일 등 9가지 이내의 간소한 차림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또, 근거 없는 관습을 강요하기보다 가족 간의 화합을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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