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치 흔드는 위헌”…행정통합 특별법에 교육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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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현 기자
김가현 기자
수정 2026-02-16 13:00
입력 2026-02-16 13:00

교육과정 자율권 침해·재정 축소 우려
특목고 특례·유아 영아 입학 허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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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충남대전, 전남·광주, 대구경북 지역의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과 관련한 논의가 한창이다. 연합뉴스.
12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충남대전, 전남·광주, 대구경북 지역의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과 관련한 논의가 한창이다. 연합뉴스.


정치권이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 3개 권역의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교사단체와 교육시민단체들이 일제히 교육자치 훼손, 독소조항 등을 지적하며 반발에 나섰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12일 ‘충남·대전 통합특별시’, ‘광주·전남 통합특별시’, ‘대구·경북 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을 의결했다. 법안에는 지방세 세율을 ±10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는 특례와, 지자체의 특목고·영재학교·자율학교 설립 권한 행사, 교육과정 및 방과후 운영 특례 등이 포함됐다.

이에 교육계는 교육자치와 공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법안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지자체가 교육과정·교육행정에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특례 조항이다. 일부 법안은 대통령령이나 교육부령으로 정하도록 한 교육과정 운영 사항을 통합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계는 이를 두고 “교육을 일반 행정의 하위 영역으로 편제하는 구조”라며 비판에 나섰다. 헌법 제31조가 보장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정책 결정 구조에서 교육감의 실질적 권한이 얼마나 보장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게 교육계의 입장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육자치는 권한의 이전이 아니라 학생의 기본교육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체제”라며 “지자체장이 교육과정·예산·인사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는 헌법 정신에 배치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방세 세율 조정 특례도 지적 사항 중 하나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대교협)는 지방교육세가 조정 대상에 포함될 경우, 총 1조 8570억원 규모의 교육비 전입금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이 7165억원으로 감소폭이 가장 크고, 대전·충남이 5982억원, 광주·전남이 5423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교육재정은 인건비, 학교 기본운영비 등 고정적 지출 비율이 높기 때문에, 재정이 줄면 학생 지원 사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게 교육계 우려다. 기초학력 지원·돌봄·특수·다문화 교육 등이 그에 해당한다. 교육계는 지방교육세를 세율 조정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교육재정에 대한 국가 보전 규정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교육단체들은 가장 큰 독소조항으로 특목고·영재학교·자사고 지정 및 설립 권한 위임을 꼽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특목고·자사고·영재학교 설립 권한을 지자체에 폭넓게 위임하는 것은 고입 경쟁과 사교육 의존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역 내부 교육격차를 고착화할 뿐 아니라 수도권 학생 쏠림 현상도 심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유치원에 만 3세 미만 영아 입학을 허용하는 안도 문제로 꼽힌다. 교사단체는 이를 두고 유아교육과 보육의 전문적 차이를 간과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시설과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유치원에 영아 입학을 허용하면 교사 부담이 증가하고 교육의 질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유치원 방과후 과정과 교재 개발 권한을 교육감에게 위임하는 조항에 따라, 조기 영어교육이 확대될 우려도 제기된다.

지역별 교원 채용·정원 관리에 관한 특례엔 안정적 교원 수급 체계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역별 채용 특례가 확대될 경우 교원 이동이 제한되고, 특정 지역에 인력이 편중되며, 교원 처우 격차도 확대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교육 재원을 복지 영역 등 다른 곳에 활용 수 있는 구조가 되면, 교원 충원과 교육환경 개선이 후순위로 밀릴 수도 있다.

교육계는 입법을 충분한 숙의 없이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것에도 반감을 표한다. 학생·학부모·교원 등 교육 주체의 참여 없이 정치권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전교조는 “통합은 정책 선택일 뿐 그 자체로 정당성을 갖지 않는다”며 “헌법 원칙에 기반한 숙의 절차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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