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뛰지 마세요”…기쁨의 점프에 부러진 337만원 금메달

김유민 기자
수정 2026-02-14 18:53
입력 2026-02-12 17:23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수여된 메달의 내구성을 둘러싼 논란이 결국 조직위원회의 공식 대응으로 이어졌다.
시상식 직후 메달이 파손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조직위는 “최고의 품질 기준을 충족하도록 즉각 수리에 나서겠다”며 메달 회수·점검 방침을 밝혔다. 금·은 가격 상승으로 액면 가치가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른 메달이 정작 조심해서 걸어야 하는 상징물이 됐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미국 알파인스키 대표 브리지 존슨이었다. 존슨은 8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토파네 알파인스키 센터에서 열린 여자 활강에서 1분 36초 1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시상식 이후 메달과 리본을 연결하는 고리가 부서지면서 메달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세 조각으로 분리된 메달을 들어 보이며 “기뻐서 방방 뛰다가 떨어졌다”고 웃었지만, 이탈리아를 향해 “공학으로 유명하다고들 하는데 잘 모르겠다”며 농담 섞인 불만을 내비쳤다. 이어 동료 선수에게 “메달을 목에 걸고 뛰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메달 파손은 존슨만의 일이 아니었다. 전날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스키애슬론에서 은메달을 딴 스웨덴의 에바 안데르손 역시 메달이 떨어지며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독일 매체 빌트는 “수리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USA 투데이는 “메달이 손상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시상 직후 이렇게 빠르게 파손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미국 스키 대표팀은 공식 SNS에 분리된 메달 영상을 공개하며 “존슨의 메달은 점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올림픽 메달 품질 논란의 반복이번 논란은 2024 파리 하계 올림픽 메달 품질 논란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당시 스케이트보드 선수 나이자 휴스턴은 메달이 수여 일주일 만에 심하게 변색됐다고 공개했고, 한국 수영 국가대표 김우민 역시 전용 케이스에 보관했음에도 메달 부식을 겪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올림픽 종료 약 100일 만에 100명이 넘는 선수들이 손상된 메달 교체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메달은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 산하 주얼리 브랜드 쇼메가 디자인에 참여했고, 프랑스 조폐청이 제작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사과와 함께 교체를 약속했지만, LVMH는 제작 책임과는 선을 그었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메달 역시 친환경을 내세워 재활용 금속과 재생 에너지 공정을 적용해 제작됐다. 취지는 의미 있었지만, 선수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상징물의 완성도까지 담보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대회 금메달은 금·은 가격 상승 영향으로 금속 기준 액면 가치가 약 2300달러(약 337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역대 최고 수준의 ‘값비싼 메달’이 됐지만, 정작 선수들에게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메달이 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루카 카사사 대회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11일 “이탈리아 조폐국과 협력해 해결책을 마련했다”며 “품질 기준을 충족하도록 즉각 수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위원회는 이미 수여된 메달과 함께 미배부 메달 일부도 회수해 점검에 들어가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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