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요미’ 태하를 아시나요? 태하는 무려 1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태요미네’의 주인공입니다. 똑 부러지는 매력에 귀여운 말재주로 랜선 이모 삼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인기에 힘입어 지상파 TV 프로그램에 진출하기도 했고 광고도 다수 찍었습니다.
태하를 단숨에 스타로 만든 영상이 있습니다. 31개월인 태하가 혼자 잠자리에 드는 장면입니다. 2살짜리 아기가 침대에 혼자 누워 “즐거운 하루였어”라고 엄마에게 굿나잇 인사를 합니다. 엄마는 문을 닫고 나가고 태하는 혼자 침대에 누워 노래를 부르다 잠이 듭니다. 아침이 되자 태하는 혼자 일어나 잠자리를 정리하고 수면등을 끈 뒤 “엄마 다 잤어요”라고 문 앞에서 씩씩하게 외칩니다. 육아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 장면은 기적에 가깝다는 것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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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하가 혼자 침대에 누워 엄마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태요미네’ 캡처
저는 분리 수면에 실패했습니다. 32개월 아기와 침대에서 함께 뒹굴며 자면서 밤새 몇 번씩 깹니다. 통잠을 못 잔 지 996일째입니다. 한때 야심 차게 분리 수면을 시도해보기도 했지만 자다가 깨서 엄마가 옆에 없는 것을 눈치채고 “엄마”를 목놓아 부르며 우는 아기를 끝내 외면하지 못했습니다.
요즘엔 수면 교육 전문가도 있습니다. 집에 방문해 아기가 혼자 잠드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아무래도 엄마 혼자서는 마음이 약해지기 일쑤니까요. 비용을 들여서라도 영아 시절 혼자 잠드는 습관을 만들어놓으면 아기에게도, 부모에게도 편안한 밤 시간이 보장됩니다.
분리 수면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아기를 울려야 합니다. 뱃속에서부터 엄마와 떨어져 본 적 없는 아기가 침대에 혼자 누워 공포와 싸워 이기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단 며칠, 길게는 몇 주만 아기의 울음소리를 외면하고 참아내면 긴 자유가 주어집니다.
유튜브에서 태하만큼 유명한 아기가 또 있습니다. ‘얼짱’ 출신으로 유명한 유혜주와 남편 조모씨의 아들 유준입니다. 유준이는 출산 때부터 큰 관심을 받으며 태어나 커다란 눈 등 귀여운 외모로 단숨에 이모 삼촌들의 마음을 빼앗았습니다.
그러다 이모 삼촌들의 마음을 찢어놓은 영상이 있었으니 유준이 부모가 분리 수면을 시도하는 모습이 공개됐을 때입니다. 캄캄한 방에 혼자 남겨진 유준이는 공포에 떨며 웁니다. 그러다 결국 지쳐 잠이 듭니다. 그 모습을 함께 지켜본 이들의 마음도 메어졌습니다. 또 다른 영상에서 유준이는 “엄마 나갈게”라는 말에 울음을 터뜨립니다. 오열하는 유준이를 외면하지 못하고 엄마 아빠는 결국 함께 잠을 청하며 “유준이가 혼자 자도 엄마 아빠는 항상 옆에 있다”고 주입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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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이가 분리 수면을 시도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리쥬라이크’ 캡처
이후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구독자들의 원성이 빗발쳤습니다. 유혜주는 ‘분리수면 하는 이유’라는 영상을 통해 “분리 불안에 시달리는 건 오히려 부모”라면서 “유준이가 점점 울다가 잠드는 시간이 빨라진다. 같이 재울 땐 누워서 1시간도 걸리고 했는데 혼자서는 5분 만에 잠들었다”면서 분리 수면의 장점을 설명했습니다. 또 “유준이가 부모와 함께 잘 때는 맨날 중간에 깼는데 혼자 잔 이후로는 한 번도 안 깨고 잤다”며 아이의 수면의 질이 좋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아이가 깨어있을 때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애착 관계를 형성해주면 된다”면서 자신들의 육아 철학을 전했습니다.
분리 수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팽팽히 맞섭니다. 국내 다수의 소아과·수면 전문가들은 분리 수면이 아이의 독립성 형성에 도움이 되고, 한밤중 자다 깼을 때 스스로 잠들며 자기진정 능력이 발달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부모의 수면의 질이 개선돼 양육 스트레스 감소로 육아에 더욱 도움이 된다는 입장입니다.
유튜브 채널 ‘우리동네 어린이병원’을 운영 중인 손수예 원장은 “생후 2개월부터 분리 수면 시도를 추천한다. 빠를수록 좋다. 늦을수록 넘어야 할 산이 커진다”고 조언했습니다.
반면 일부 발달심리학자들은 너무 이른 시기의 분리 수면은 부모와의 애착 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아이의 기질에 따라 스트레스를 유발해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의 심리분석가이자 육아 코칭 전문가인 에리카 코미사르는 “아기는 세상을 두려워하는 상태로 태어난다. 분리 수면은 아이의 고통과 두려움을 외면하는 것”이라면서 “아기는 잠들 때 가장 불안하다. 그때 보호자의 손길로 안심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현대 사회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지적하며 “아기가 울면 안아주고 싶은 게 엄마의 본능이다. 본능을 믿으라. 사회가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말라”고 전했습니다.
결국은 아이의 기질에 따른 부모의 선택입니다. 분리 수면을 잘 해낸 아기에게도, 아직은 엄마 품에서 잠들고 싶은 아기에게도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사랑과 언제나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아기와 함께 침대에 누워 때로는 목이 꺾인 채로 잠을 설치면서, 그래도 지금이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일매일 더 멀어져 갈 일만 남은 아기와 오늘도 살을 맞대며 잠을 청합니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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