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째 금 매입 안한 한은, 금 관련 ETF에 투자할까

황비웅 기자
수정 2026-02-16 09:00
입력 2026-02-16 09:00
한은 “금 관련 ETF를 투자 대상으로 검토는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최근들어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13년째 금을 매입하지 않고 있는 한국은행에 변화의 조짐이 있을지 주목된다. 한은이 금 관련 상품에 투자한 것은 2013년이 마지막이었는데, 최근 금값이 치솟으면서 한은도 금을 매입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은이 당장 금 관련 상품 투자를 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금 관련 ETF를 투자 대상으로 검토는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만일 한은이 금 관련 상품에 투자한다면 13년 만에 처음이 된다.
한은은 지난 13년 동안 금을 전혀 매입하지 않았다. 그 배경엔 2010년대 초반 금 투자를 늘렸다가 막대한 손실을 내 비판이 쇄도했던 과거 트라우마가 자리 잡고 있다. 한은은 2010년까지 금 매입에 관심을 거의 두지 않다가 김중수 전 총재 시절인 2011년부터 2013년초까지 3년에 걸쳐 약 3조 5000억원을 들여 금 90톤을 매입했다. 그런데 2013년을 기점으로 금값이 폭락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은이 투자금의 3분의 1을 날렸다”는 질책이 이어지자 한은은 금 투자에서 아예 손을 뗐다.
현재 한은이 사들였던 금은 영란은행 지하창고에 보관돼 있다. 한은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영란은행에 보관돼 있는 금을 점검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한은이 금을 매입하지 않았던 최근 들어 금값은 다시 치솟았고, 한은의 금 보유량 순위는 최근 1년 사이 세계 38위에서 39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세계금위원회(World Gold Council)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말 기준 104.4t의 금을 보유해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39위를 차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3위)과 유럽중앙은행(ECB·14위)을 포함하면 41위까지 밀린다.
하지만 다른 중앙은행들은 최근 경쟁적으로 금을 사들였다. 지난해만 보면 폴란드가 95.1t으로 세계 중앙은행 중 가장 많은 금을 사들였다. 이어 카자흐스탄(49.0t), 브라질(42.8t)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6월 연례 보고서에선 “중앙은행들이 지난 3년 동안 매년 1000t이 넘는 금을 축적했다”며 “이전 10년간의 연평균 400∼500t을 크게 웃도는 수치”라고 했다.
한은은 2013년 금 매입을 중단한 뒤 외화자산 운용 포트폴리오를 주식 위주로 운용해왔다. 2012년 외화자산 중 주식 비중은 5.7%였지만, 2014년엔 10%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는 전 세계 136개 중앙은행 평균 주식 비중인 약 2%보다 5배가량 높다. 한은은 그동안 안전성과 유동성, 환금성 확보를 외자운용의 제1목표로 세웠다. 금은 주식이나 채권보다 유동성이 낮고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어 한은이 매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측면도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3년간 금값이 급등하면서 기회손실이 있었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면서 “앞으로 외환보유액이 다시 늘어나는 국면에서는 금을 포함한 자산배분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은의 금 관련 ETF 매입이 실제 이뤄질지 주목된다.
황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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