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고객 정보 소송 제출’ 새마을금고 전 이사장 사건 파기환송

김주환 기자
수정 2026-02-16 09:00
입력 2026-02-16 09:00
대법원 “구 개인정보법 19조 적용 불가”
“임직원은 ‘제공받은 자’ 아닌 ‘취급자’”
직원들에게 개고기를 삶으라고 강요하는 등 이른바 ‘개고기 갑질’ 논란을 일으켰던 인천의 한 새마을금고 전 이사장이 해고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소송에 무단으로 이용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에서 일부 무죄 취지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6일 개인정보보호법 및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새마을금고 전 이사장 A(71)씨와 전 차장 B(42)씨, 변호사 C(70)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에 환송한다고 밝혔다.
A씨와 B씨는 2019년 8월 인천의 한 새마을금고에 보관된 직원 7명의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C씨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같은 해 2월 해고된 직원들이 새마을금고 측을 상대로 임금 지급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자 소송에서 유리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이들의 금융정보를 몰래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정보는 ‘회원거래 총괄내역증명서’ 등으로 해고된 직원들 명의의 계좌 잔액 등이 포함됐다. C씨는 같은 해 9월 이 자료를 준비서면에 첨부해 가처분 신청 사건을 맡은 재판부에 제출했다.
검찰은 이들이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목적 외 용도로 이용했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1심과 2심은 이들의 혐의를 인정해 A 전 이사장에게 벌금 700만원, B씨와 C씨에게 각각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의 쟁점은 피고인들을 구 개인정보보호법 제19조가 규정하는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로 볼 수 있는지였다. 해당 조항은 제공받은 정보를 목적 외 용도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재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와 B씨는 개인정보처리자인 이 사건 금고의 지휘·감독하에 이 사건 근로자들의 개인정보를 처리한 자로 개인정보취급자에 해당할 뿐”이라며 “개인정보처리자인 이 사건 금고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고객 동의 없이 금융거래 정보를 제공한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의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부분이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부분과 상상적 경합 또는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됐다며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환송했다.
한편 A씨는 2017년 직원들에게 회식에 쓸 개고기를 삶으라고 하거나 회식 참석을 강요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2019년 자신과 친분이 있는 법무사와 거래하라고 지점장에게 강요했다가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김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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