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과 캐나다를 연결하는 대형 교량의 개통에 대해 지분 절반을 내놓지 않으면 개통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걸 못마땅하게 여기며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등 엄포를 놓았는데, 양국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캐나다가 고디 하우 국제대교를 통제하고 양국 부지를 모두 소유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와 즉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적어도 이 자산의 절반을 소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출신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선수 이름을 딴 고디 하우 대교는 디트로이트 강을 마주보고 위치한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와 미국 디트로이트를 연결하는 다리다. 총 길이 2.5㎞에 달하는 이 다리는 2018년 착공해 올해 하반기 개통을 앞두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47억 달러(약 6조 8500억원)의 공사비를 부담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에서 “캐나다는 고디 하우 대교의 캐나다 측과 미국 측 부지를 모두를 소유하고 있으며, (공사 당시) 미국산 자재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산 자재를 구매하도록 하는 법에서 캐나다의 예외를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보상이 이뤄질 때까지 개통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고디 하우 대교를 문제 삼은 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달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 관계 개선에 나선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상품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부르며 카니 총리를 주지사로 비하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기 시절에도 저스틴 트뤼도 당시 캐나다 총리와 갈등을 빚었다.
카니 총리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전하며 “캐나다가 교량 건설비용을 지불했다고 당연히 설명했다”며 “미 미시간주와 캐나다 정부가 소유권을 나눠 가지고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고 전했다. 디트로이트 지역상공회의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고디 하우 대교는 미시간주와 디트로이트 일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인프라 사업”이라며 “이를 저지하려는 시도는 지역과 주, 국가 전체에 막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 임주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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