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토미데이트 6만명분 불법 유통한 일당 덜미…‘주사 이모’까지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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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연 기자
손지연 기자
수정 2026-02-11 12:08
입력 2026-02-11 12:00

‘제2의 프로포폴’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
과거 오재원·‘람보르기니남’도 불법 투약
조직폭력배 중간 유통책으로 활용
강남 한복판에 불법 시술소 차리고…
출장 서비스인 일명 ‘주사 이모’도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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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약 준비된 에토미데이트 주사기. 서울경찰청 제공
투약 준비된 에토미데이트 주사기. 서울경찰청 제공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대량으로 불법 유통한 일당 17명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조직폭력배를 중간 유통책으로 활용하고 불법 시술소와 출장 주사 등의 형태로 최대 6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을 불법 유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40대 의약품 도매법인 대표 A씨 등 17명을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중 10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A씨 일당은 2024년 10월부터 약 9개월간 에토미데이트 3160박스, 3만 1600앰플(316ℓ)을 국내에 불법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는 최소 3만 1600~최대 6만 32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들은 에토미데이트를 정상적인 수출 거래로 위장해 베트남 등으로 반출한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 또 A씨는 본인이 대표자인 두 개의 의료법인 간 거래로 가장해 에토미데이트를 중간 유통책에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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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일당이 유통 물량 확보를 위해 제출한 허위 수출신고필증. 서울경찰청 제공
A씨 일당이 유통 물량 확보를 위해 제출한 허위 수출신고필증. 서울경찰청 제공


앰플 3만여개 유통…최대 6만명 투약 가능
조직폭력배·간호조무사·운전기사까지 동원
중간 유통책에는 조직폭력배 40대 B씨가 개입했다. B씨 등 유통책 3명은 공급받은 에토미데이트를 박스당 30만~35만원에 투약 판매자에게 넘겼다. 유통책 중 한 명은 필로폰 수수·투약 혐의도 함께 확인됐다.

최종 판매자 40대 C씨 등 12명은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중독자 44명에게 에토미데이트를 투약 판매했다. 이들 중에는 간호조무사 3명 등 의료 관계자들도 포함됐다. 일당은 강남에서 사설 운송 영업인 일명 ‘콜떼기’를 하면서 만난 유흥업소 종사자들을 주로 손님으로 유입했다.

C씨 일당은 피부 클리닉 업소를 차리고 에토미데이트를 투약 판매했다. 이들은 의사 가운을 입고 의료인 행세를 했으며, ‘픽업 서비스’를 위한 운전기사도 고용해 조직적으로 활동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텔레그램 등 메신저를 통해 예약제로 운영했고, 현금 거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판매자 40대 D씨 일당은 아파트나 빌라를 단기 임대해 불법 투약소를 운영하거나, 중독자의 주거지 등에 방문하는 ‘출장 주사’ 서비스도 제공했다. D씨 일당이 운영한 투약소에서는 한 중독자가 19시간 동안 10㎖ 에토미데이트 앰플 50여개를 연속으로 투약받기도 했다. 중독자들은 “한번만 더 놔달라”고 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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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불법 시술소에서 압수한 투약 범행 도구.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강남구 불법 시술소에서 압수한 투약 범행 도구. 서울경찰청 제공


강남 한복판에 피부 클리닉 차려 불법 투약
3870원 앰플을 최대 20만원에…50배 폭리
이들은 최초 원가가 약 3870원인 에토미데이트를 최종 투약 단계에서 20만원까지 받고 투약해 50배 이상 폭리를 취했다. 경찰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현금 4900만원을 압수하고, 차량 등 재산 4억 23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결정했다. 이어 A씨의 허위 수출 신고와 탈세 정황을 확인해 관세청과 관할 세무서에 통보했다.

에토미데이트는 혈압이 불안정한 고위험군 환자에게 주로 쓰이는 전신마취제로, ‘제2의 프로포폴’이라고 불린다. 개정 시행령에 따라 오는 13일부터 마약류로 지정돼 일반인의 매수나 투약도 모두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과거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과 주차 문제로 시민을 흉기로 협박한 일명 ‘람보르기니남’도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경찰은 2023년부터 에토미데이트 등 의약품 남용 범죄 관련 전문 수사팀을 꾸려 총 213명을 체포하고 범죄수익 61억 6700만원을 환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는 13일부터 에토미데이트를 일반인이 소지만 해도 처벌받을 수 있으니 폐기해야 한다”며 “전문화된 수사팀을 통해 의료용 마약류 남용 범죄에 대한 단속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손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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