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 “한전 입찰 담합 조합 대표, 가족들에게 7억원대 허위 급여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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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환 기자
김주환 기자
수정 2026-02-18 16:28
입력 2026-02-11 10:59

담합업체들 ‘총무’ 두고 가격 조작
사당·선바위 카페 전전하며 가격 조율
7년간 134회 입찰…0.6% 통행세도
경영권과 함께 담합 관행도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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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뉴시스


한국전력공사(한전)가 발주한 수조 원대 전력 설비 입찰에서 대기업 4개사와 중소기업들이 유착해 7년 넘게 담합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담합에 가담한 중소기업들이 가입되어 있는 협동조합의 대표는 회삿돈을 빼돌려 개인 요트를 구매하고 가족들을 ‘유령 직원’으로 올려 거액의 급여를 챙겨온 사실이 확인됐다.

11일 서울신문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한전 입찰 업체들에 대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업무상 횡령 혐의 등 공소장에 따르면 담합에 가담한 업체들이 가입된 모 협동조합의 대표 A씨는 회삿돈 1억 2502만원을 빼돌려 개인 요트를 구매했다. 또한 그는 부인과 자녀 등 가족 6명을 유령 직원으로 올려 총 7억 575만원의 허위 급여를 지급했다. 가족들에게는 법인카드 6장을 지급해 백화점과 병원 등에서 1억 6000만원을 쓰게 한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업체들은 대기업군과 중소기업군이 각각 ‘총무’를 두고 낙찰 순번을 정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조작했다. 특히 담합 업체들은 중소기업 조합을 통해 입찰 창구를 단일화하고, 낙찰 업체로부터 계약 금액의 0.6%를 수수료 명목의 ‘통행세’로 징수해 조직을 관리했다.

이들은 한전 입찰이 낙찰 하한선이 없는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노렸다. 신설 물량 수주가 향후 물량의 계약 금액 산정 기준이 된다는 점을 이용해 초기 입찰부터 높은 낙찰률을 유지하며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한 것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2015년경 대기업에 담합 가담 의사를 밝히며 “낙찰 순번은 대기업군보다 후순위로 하고, 낙찰 비율은 전체의 12~13% 수준으로 하겠다”며 “(다른 업체의) 투찰 가격을 공유받아 조율된 가격으로 참여하겠다”는 취지의 조건을 제시하며 담합에 합류했다.

담합을 주도한 업체들은 중소기업 조합을 통해 입찰 창구를 단일화하고, 낙찰 업체로부터 계약 금액의 0.6%를 수수료 명목의 ‘통행세’로 징수했다. 이들은 서울 사당역 부근 커피숍과 과천 선바위역 인근 카페 등을 전전하며 총 134회에 걸쳐 담합을 실행했다.



부패가 경영권과 함께 승계되는 ‘부패의 대물림’ 정황도 포착됐다. 사망한 부친으로부터 대표이사직을 물려받은 아들이 기존의 담합 관행을 그대로 이어받아 범행을 주도한 사실이 공소장에 적시됐다.

김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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