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컨트리 한국 선수 2명 실격…‘금지물질’ 불소 왁스 검출

신진호 기자
수정 2026-02-11 10:10
입력 2026-02-11 10:10
스키 장비에 사용하는 왁스서 불소 성분 검출
활주 성능 높이지만 환경오염·유해물질로 금지
대한스키협회 “불소 없다더니…왁스 회사에 항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종목에서 대한민국 선수 2명이 스키 장비에서 금지 물질이 검출돼 실격 처리됐다.
1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스키연맹(FIS)은 한국 여자 크로스컨트리 선수인 한다솜(32·경기도청)과 이의진(25·부산광역시체육회)을 여자 스프린트 클래식 예선에서 실격 처리했다.
결과 기록지엔 ‘불소 함유 왁스 또는 튜닝 제품 사용’이 이유로 명시됐다.
이는 선수의 금지 약물 복용이 아닌 장비에 관한 사항이다.
스키 장비에 사용하는 왁스의 불소 화합물은 방수 효과 덕분에 마찰력을 줄여 활주 성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이에 1980년대부터 불소 성분이 첨가된 왁스가 스키 장비에 널리 사용됐다.
그러나 불소 왁스 주성분인 과불화화합물(PFAS)은 자연 상태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아 치명적인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PFAS는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 등 생태계를 순환하며, 인체에 쉽게 축적돼 암이나 갑상샘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왁스 속 불소 화합물 역시 눈에 녹아 땅으로 스며들어 환경 오염을 유발하고 선수들의 호흡기 건강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랐다.
이에 국제스키연맹도 불소 성분이 함유된 스키용 왁스 사용을 2023~2024시즌부터 금지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국제스키연맹은 불소 성분이 포함된 왁스가 “경쟁 우위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스키 장비에서 성분이 검출될 경우 실격 처리하기로 했다.
예선에서 이의진은 70위, 한다솜은 74위를 기록해 상위 30명이 출전하는 본선행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금지 물질 양성 반응으로 두 선수는 올림픽 기록마저 박탈당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테스트 결과를 확인해 보니 불소가 없다고 했던 왁스 중 하나에서 불소 성분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대한체육회에 “불소가 없는 왁스 제품을 구매했다. 왁스 회사에 항의하고 스키를 교체할 것”이라며 “클리닝 이후 철저히 점검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이번 올림픽에서 불소 왁스 검출로 실격당한 선수는 우리나라 선수만이 아니다. 지난 9일 남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 출전한 시바 마사키(일본)도 예선 1차 시기를 마친 뒤 스노보드 데크 바닥에 불소 왁스가 도포된 것이 확인돼 실격 처리됐다.
마사키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최근 몇 년간 매 시즌 2000만엔(약 1억 8800만원) 이상의 활동비를 거의 전액 자비로 충당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면서 “책임을 전가하려는 게 아니라 내가 처한 현실을 설명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월드컵을 포함해 같은 보드와 같은 왁스로 매 경기 검사를 받아왔지만 단 한번도 (불소 검출) 양성이 나온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림픽 기간엔 시간·동선 제약 탓에 평소 맡기던 전문가가 아닌 팀 코치에게 왁스 작업을 부탁했다”면서 “검출된 왁스는 내가 오랜 기간 지원받아 온 제조사 제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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