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공소기각에 체면 구긴 김건희 특검…부실수사 vs 고무줄 잣대
하종민 기자
수정 2026-02-10 15:57
입력 2026-02-10 15:57
1심 판결 7건 중 3건 ‘공소기각’…“수사범위 밖”
‘무리한 별건수사’ 비판…“검사였다면 논란”
향후 추가 가능성…특검 “수긍 못해” 입장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이 연이은 공소기각 판결을 받으면서 ‘별건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공소기각은 검찰의 수사 범위를 넘어선 기소 사건에 대해 내려지는 판결로,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이 기소한 사건 중 1심 판결이 나온 것은 총 7건이며, 이 중 3건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이현경)는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업무상 횡령 등 혐의에 대해 일부 공소기각과 함께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법원은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 국토부 서기관 김모씨의 뇌물 혐의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도 각각 공소기각 판결했다.
공소기각은 소송 조건이나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경우 검찰의 공소 제기(기소) 자체를 무효로 해 사건의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소송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 특검 기소 사건에 대한 법원의 공소기각도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법에서 정한 범위를 넘어서는 위법한 수사라는 판단이었다.
검찰에서는 공소기각 판결을 적법한 수사 범위를 넘어선 수사권 남용 혹은 법리를 잘못 적용한 실수로 본다. 매우 이례적일 뿐 아니라, 검사 입장에서는 ‘법을 잘못 해석했다’는 법원 판단이기 때문에 굴욕으로 평가 받기도 한다. 현직 검사장은 “공소기각은 매우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검사 입장에서는 매우 창피한 일”이라며 “검사가 기소한 사건이었다면 ‘별건수사’ 논란으로 큰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특검에서 정작 핵심 쟁점들은 수사도 못 끝내고 부수적인 쟁점만 수사하다 시간을 다 보냈다. 특검에서 방만하게 수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는 13일 1심 선고를 앞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 횡령 사건 모두 피고인들이 공소기각을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법원의 ‘고무줄 판단’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소기각이 나올 사건의 피의자를 구속하도록 판단한 것 역시 법원이기 때문이다. 구속영장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을 때 발부되는 만큼 법조계에서는 영장 발부 시 일반적으로 ‘혐의가 인정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김재윤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체포영장, 구속영장도 다 영장이다. 만약 법원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하려고 했다면 수사 단계에서부터 기각했어야 한다”며 “수사할 때는 다 허용해놓고, 이제와서 공소기각 판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의 ‘공소기각’ 판례 이후 더욱 엄격하게 검찰 수사권을 해석하는 경향도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와 관련된 업무방해·주택법 위반 등 사건에서 “검사의 수사 개시 제한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수사에 대해선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며 공소기각 취지의 판례를 내놨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이전에는 특검 수사 범위가 민감한 문제가 아니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 수사 범위가 제한되기 시작했고,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처음 공소기각 판례른 내놓은 것이 일종의 지침이 됐다”며 “앞으로도 수사 개시 범위와 대상은 계속 쟁점이 될 것”이라고 봤다.
특검 측은 공소기각이 나온 판결 모두에 “수긍하기 어렵다”며 항소하거나,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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