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전조일까…펜타곤 인근 피자 주문 급증에 다시 뜬 ‘피자 지수’

김유민 기자
수정 2026-02-10 13:22
입력 2026-02-10 12:33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 국방부 펜타곤 인근 피자 배달 주문량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며 이른바 ‘피자 지수(Pizza Index)’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외 온라인 매체와 소셜미디어 추적 계정들에 따르면 7~8일(현지시간) 전후, 펜타곤 반경 1마일(약 1.6㎞) 이내에 위치한 피자 매장들의 주문량과 혼잡도가 평소보다 크게 증가했다. 일부 매장은 활동량이 최대 250%까지 치솟았고, 다른 매장들도 140~150%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같은 데이터를 근거로 일부 계정들은 ‘피자 지수’ 경보 단계를 상향 조정했다고 주장했다. 피자 지수는 미국 정부 핵심 기관 주변의 피자 주문량 변화를 통해 군사 작전이나 외교·안보 위기 가능성을 가늠하려는 비공식 관측 이론이다.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군 관계자들의 야간 근무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피자 주문이 급증한다는 가설에 기반한다.
이 개념은 1990년대 초 워싱턴의 한 도미노피자 점주가 “워싱턴의 정세는 뉴스보다 피자 주문표가 더 정확하다”고 언급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걸프전과 공습 작전, 쿠데타 등 굵직한 사건 전후로 피자 주문이 늘었다는 사례들이 온라인상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되며 일종의 도시전설처럼 퍼졌다.
최근에는 구글 지도 혼잡도 데이터나 배달 플랫폼 정보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주문량 변화를 추적하는 계정들까지 등장하면서, 피자 지수는 인터넷 밈이자 비공식 위기 신호로 소비되고 있다.
다만 외신들은 이를 공식적인 정보원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선을 긋고 있다. 여러 매체들은 피자 지수를 바이럴 이론이나 도시전설에 가깝다고 평가하며, 실제 군사 행동과의 인과관계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 적중 사례만을 선택적으로 기억하는 확증 편향의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미 국방부 역시 펜타곤 내부에 충분한 식당과 급식 시설이 마련돼 있어, 외부 피자 주문량만으로 군사적 상황을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피자 지수가 다시 고개를 든 배경에는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최근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 지역에 배치하며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였고, 이란은 핵농축 프로그램과 미사일 개발 문제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피자 주문량 같은 비공식 지표보다는 실제 군사 배치와 외교적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피자 지수는 국제적 긴장 국면마다 반복 소환되는, 인터넷 시대 특유의 위기 징후 코드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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