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반발에 속도 조절… 새벽배송 ‘주 46시간’ 제한 가닥

유승혁 기자
수정 2026-02-09 17:10
입력 2026-02-09 17:10
주 40시간서 46시간으로 선회… 노동계 반발에 ‘절충안’
현장 기사들 반발 지속… “수입 줄면 쓰리잡 내몰릴 수도
당정이 택배 새벽배송 제한 시간을 최대 주 46시간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주 40시간 제한을 추진했지만, 소득 감소에 대한 노동계 반발로 합의가 어려워지자 절충안을 마련한 것이다. 배송 기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현장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3차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 회의에서는 새벽 배송 노동시간을 주 46시간으로 제한하는 합의문이 논의됐다. 이 합의문이 채택되면 내년 1월부터 택배 기사의 주 5일 근무제 도입과 함께 46시간을 초과해 일할 수 없다. 다만 올해 말까지는 주 50시간까지 허용한다는 단서도 포함됐다.
민주당이 이 같은 절충안을 내놓은 것은 소득 감소분에 대한 대책 없이 배송시간을 줄이는 데 대한 노동계 반발이 작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민주당은 밤 10시 이후 심야 배송을 하루 8시간, 주 40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합의문 초안을 마련했지만 양대 노총이 반대했다.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는 민주당에 “수입 감소에 대한 명확한 보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야간 배송작업 시간을 주 50시간으로 높이고, 배송수수료 인상 등 택배요금 관련 대책도 합의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은 ‘노동시간 단축’ 방향성엔 공감하면서도, 임금 보전 방안이 빠진 주 40시간 제한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2일 새벽 배송 노동시간을 주 46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적정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사회적 대화 기구 특성상 노동계 동의는 필수적이다. 민주당도 기존 안을 그대로 밀어붙이기 어렵다고 판단해 주 46시간과 50시간을 병행하는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정의 절충안에도 현장 우려는 여전하다. 현재 새벽 배송 기사 대다수는 개인사업자로, 본인 선택에 따라 주 52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가 많다.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근무일을 주 6일로 나눠 물량을 소화하는 사례도 있다.
서울 강남구 일대를 배송하는 고대훈(35)씨는 “배송 시간이 제한되면 수입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또 다른 택배기사 배모(44)씨는 “주 60시간 일하던 기사 입장에선 50시간 제한이 사실상 투잡·쓰리잡을 강요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김덕호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여당 주도로 서둘러 입법화하기보다 제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택배기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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