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친들은 사다 바치는데…‘두쫀쿠’ 때문에 헤어졌습니다” [넷만세]

이정수 기자
수정 2026-02-08 05:58
입력 2026-02-08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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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정점 지난달 ‘두쫀쿠 이별’ 사연 쇄도1~2시간 줄 서 여친 사다주는 남자와 비교
“본인이 사먹자” vs “성의의 문제다” 분분
대기업 뛰어들며 희소성↓…열풍 식는 중
탕후루 인기에 비견되며 전국적인 유행을 몰고 온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는 소비자에겐 ‘소확행’이, 카페 자영업자에겐 ‘단비’가 되며 맛있는 즐거움을 일깨우고 있다. 그런데 한편에선 ‘오픈런’을 해야만 맛볼 수 있던 희소성에 이른바 ‘두쫀쿠 이별’이 속출하는 웃지 못할 부작용이 전해지기도 한다.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등 재룟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두쫀쿠 열풍이 정점을 찍던 지난달 여성 이용자만 가입할 수 있는 다음 카페 ‘쭉빵카페’(쭉빵)에는 ‘나 두쫀쿠 때문에 헤어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쭉빵을 넘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며 화제가 됐다.
해당 글 작성자 A씨는 “두쫀쿠 처음에 유행할 때부터 ‘나도 하나 사달라’니까 (남자친구가) ‘알겠다’고 말만 하고 끝까지 안 사주더라”고 운을 뗐다.
A씨는 이어 “그런데 오늘 모임에 간 남친이 (연락 와서) ‘누가 두쫀쿠 사와서 지금 먹는다’ 하기에 ‘난 언제 사줄 거냐’고 했더니 내 말 무시하고 그냥 ‘맛없어’라고 하더라. 두쫀쿠 하나 못 얻어먹는 게 어이가 없어서 헤어지자고 했다”고 자신의 사연을 전했다.
이런 이별은 비단 A씨 사례뿐만이 아니었다. 이 글에는 “헤어질까 고민 중이다. 남친이 잘하겠다고 하길래 ‘두쫀쿠 먹고 싶다’ 했는데 2주 동안 (카페) 한 군데만 몇 번 가고 ‘없다’고 해서 정 떨어졌다”, “나도 헤어졌다. 장거리 연애였는데 내가 우리 지역에서 두쫀쿠 못 산다고 했더니 남친이 ‘사준다’며 내려오라고 했다. 막상 가니까 사줄 생각 안 해서 나 혼자 사러 갔다”, “다른 남친들은 여친이 먹고 싶다고 하면 줄 서서 사다 바치는데 (내 남친은) 카페에 줄 긴 거 보더니 ‘집에 재료 있다면서?’ 하고 지나치더라. 헤어질 생각 오늘도 더 굳어졌다” 등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증언이 댓글로 속출했다.
일부 여성 네티즌들이 남친에게 이같은 감정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두쫀쿠를 사다주기 위해 1~2시간 줄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던 남자들도 많아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쭉빵 회원은 “두쫀쿠 사보면 알겠지만 (여친 사다주려는) 남자들 진짜 많다. 나도 이래서 썸남한테 정 떨어졌다”고 적었다.
실제로 한 방송사 뉴스에서도 이같은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한 젊은 남성은 서울의 한 두쫀쿠 맛집 앞에 줄을 서 있다가 방송사 인터뷰에 응했다. “여자친구 부탁을 받아서 사러 왔다. 1시간 반 기다린 것 같다”고 한 그는 소셜미디어(SNS)에서 ‘두쫀쿠 남친’으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두쫀쿠 이별’ 사연들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별을 결심한 여성들을 비판하는 입장의 네티즌들은 “임신한 것도 아닌데 본인이 사먹으면 된다”, “저런 걸로 헤어지자고 할 정도면 남자가 이득이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두쫀쿠를 안 사주는 남자 쪽에 문제가 있다는 보는 이들은 “저런 애들이 결혼하면 부인이 뭐 먹고 싶다고 해도 똑같이 군다”, “친구끼리도 서로 사주는 게 두쫀쿠인데 그것도 안 하는 성의의 문제다” 등 의견을 냈다.
한편 두쫀쿠 때문에 헤어졌다는 이같은 사연도 한때 잠깐 유행한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없어서 못 먹던’ 두쫀쿠 재고가 카페마다 수북이 쌓이고 있다는 분위기가 전해지고 있어서다.
두쫀쿠 유행이 예상보다 금세 사그라들고 있는 데는 엄청난 성공을 본 대형마트·편의점 등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두쫀쿠 관련 제품 출시에 뛰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폴이된다. 두쫀쿠와 비슷한 디저트들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쏟아지고 프랜차이즈 빵집과 카페, 편의점 등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두쫀쿠의 희소성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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