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발’ 확산…‘꽃가마 특별법’ 등 비판 봇물

박승기 기자
수정 2026-02-06 14:46
입력 2026-02-06 14:46
6일 대전시청서 행정통합 첫 타운홀미팅
특정인·특정 지역 겨냥한 의혹 제기 질타
행안부 장관과 시도 지사 긴급 간담회 관심
여야가 행정통합 법안을 제출한 대전과 충남에서 통합에 반대하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대전에서 처음 열린 타운홀미팅에서는 재정권·자치권 논란을 넘어 ‘지역 차별’과 ‘주민투표’ 요구 등이 빗발쳤다. 국회 심의를 앞두고 통합지자체의 권한 확대를 반영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해석과 통합 반대 명분을 찾기 위한 ‘여론몰이’라는 비판이 나오며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6일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대전·충남 행정통합 타운홀미팅’에서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 체제 대응과 지방 소멸 극복을 위한 취지”라면서 “통합이 중요한 게 아니라 법률과 제도로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법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발의한 더불어민주당의 통합법(안)이 지난해 국민의힘이 낸 법안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같은 날 발의된 광주·전남 통합법안과 비교해 차이가 크다는 점을 겨냥했다. 이 시장은 “민주당 법안은 ‘통합’에 방점을 둔, 정부 법안에 동의한 수준으로 항구적 발전이 아닌 정부가 시혜하듯 주는 수준”이라며 “광주·전남에는 권한 이양을 ‘해야 한다’면서 대전·충남 법안에는 ‘할 수 있다’로, 공공기관 이전도 광주·전남에는 2배를 명시했지만 대전·충남은 우선권을 준다는 정도”라고 비판했다.
조원휘 대전시의장은 “맹탕 법안, 대전 패싱, 충청 홀대 법안을 그냥 통과시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전시의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행정통합 반대 의견만 1503건에 달하고 찬성은 21건이라고 공개했다. 조 의장은 “의회는 이같은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여 내주 월요일 임시회를 소집해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기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관협의체 공동위원장은 “행정통합은 꼭 필요하다”면서도 “알맹이가 없는 통합은 하나마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법안이 본문보다 부칙에 신경을 쓴 ‘중앙부처 눈치법’, ‘꽃가마 특별법’이라고 질타했다. 이 위원장은 “공직 사퇴 시점을 변경하거나 천안을 겨냥해 인구 50만이 넘으면 특례시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면서 “국세의 지방세 이양과 재량이 아닌 의무 권한이 필요하되 안된다면 공통 법안에 연간 5조 지원을 10년간 보장하는 성문화를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성에서 온 30대 시민은 “대전시민 80%가 통합내용을 모르다 보니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법안 중 무엇이 좋은지 관심이 없다”면서 “시민이 유일하게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주민투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통합은 백년지대계인데, 정부와 민주당은 일정을 정해 법 통과를 공언하고 있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법안이 통과되면 극심한 혼란과 갈등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중호 대전시의원이 “시의회에서 주민투표 시행해야 한다고 안건을 의결하면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주민투표 요청을 확답해달라”고 말하자 이 시장은 “행안부 장관에게 요청할 수는 있지만 선거 60일 전까지 해야 해 시간이 많지 않고 민주당이 그 전에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라며 “법률가·전문가와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토론회에서는 지역 갈라치기, 예산의 충남 집중, 근무지 변경에 따른 불안과 인사상 불이익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지사가 행정통합 관련 간담회를 갖는다. 지역의 반발 등을 놓고 김 지사가 대통령 면담을 요청한 가운데 자치권 이양 등 현안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사진 대전 박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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