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근무 중 가장 위험한 순간은?… 밤길 달리는 노동자들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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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2-05 10:19
입력 2026-02-05 10:19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사망사고 직접적인 계기로
심야 이동노동자 노동환경 실태 700명 대상 첫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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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김영훈(오른쪽) 고용노동부 장관과 오영훈 지사가 지난해 11월 새벽 배송 업무 중 사망한 고(故) 오모씨의 유가족을 면담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지난달 30일 오후 김영훈(오른쪽) 고용노동부 장관과 오영훈 지사가 지난해 11월 새벽 배송 업무 중 사망한 고(故) 오모씨의 유가족을 면담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도가 밤길을 달리는 이동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안전 실태를 처음으로 조사한다.

지난해 제주에서 발생한 새벽배송 노동자 사망사고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으며 심야 시간대 노동이 갖는 구조적 위험을 정책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제주도는 2월부터 5월까지 ‘제주지역 심야 이동노동자 노동환경 실태와 권익보호 방안 연구’를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심야 시간대 배송·운송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 위험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향후 보호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제조업 교대근무 중심으로 이뤄졌던 심야노동 연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동성과 단독성이 결합된 노동 형태를 처음으로 본격 조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야간 도로 환경과 기상 조건, 관광 서비스 산업 비중이 높은 제주 특성까지 반영한다.

조사 대상은 근무시간(오후 10시~오전 6시 중 2시간 이상), 지속적 이동 여부, 단독 또는 준단독 근무 여부 등을 기준으로 선정된다. 대상 규모는 총 700명이다. 새벽·야간배송 택배기사 300명, 퀵서비스·대리운전기사 300명, 화물 운전기사 50명, 택시기사 50명 등이다. 호텔·병원·경비 등 3교대 심야 노동자 일부도 포함해 구조적 차이를 비교 분석한다.

특히 심층 인터뷰에서는 ▲심야 근무 중 가장 위험한 순간 ▲단독 근무 시 사고 인식 ▲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 요구 ▲플랫폼 구조 속 시간 압박과 위험 전가 문제 등을 집중 분석한다.

도는 노동권익센터와 함께 2월 조사업체를 선정하고, 3~4월 설문조사, 5월 심층 인터뷰를 거쳐 5월 말 최종 보고서를 완성할 계획이다.

플랫폼 노동자 상당수는 개인사업자 형태로 분류돼 사회보험과 산업안전 보호 체계에서 벗어나 있다. 실제로 도내 노동자 조사 결과 산재보험 가입률은 60.2%, 고용보험 가입률은 62.3%에 그쳤다. 특히 플랫폼 노동자와 이동노동자의 사회보험 사각지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노동시장 구조 자체도 취약하다. 2024년 기준 제주 임금노동자 월 평균 임금은 268만원으로 전국 평균(314만원)보다 46만원 낮았다. 서울(355만원), 울산(342만원), 세종(332만원) 등 상위 지역과는 최대 90만원 가까이 격차가 났다.

제주도가 이번 조사를 통해 단순 실태 파악을 넘어, ‘밤에 일하는 노동도 안전해야 한다’는 기준을 정책으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심야 이동노동의 위험성은 통계가 아니라 현장에 있다”며 “노동자들이 겪는 시간 압박과 피로 누적, 단독 사고 위험을 그대로 파악해 생명권과 건강권을 지키는 정책으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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