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시세조종 업체 대표 1심서 징역 3년…‘가상자산법 1호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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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훈 기자
수정 2026-02-04 16:32
입력 2026-02-04 16:32

법원 “수요·공급 벗어나 가격 왜곡해”
자동 프로그램 동원한 ‘허수 주문’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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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 이정희)는 4일 ‘가상자산법 위반 1호 사건’의 주범 이모(35)씨에 징역 3년과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사진은 2021년 4월 27일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서울남부지법의 모습. 뉴스1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 이정희)는 4일 ‘가상자산법 위반 1호 사건’의 주범 이모(35)씨에 징역 3년과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사진은 2021년 4월 27일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서울남부지법의 모습. 뉴스1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 시행 이후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1호 사건’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쟁점이 됐던 71억원 규모의 부당이득 혐의는 입증 부족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 이정희)는 4일 가상자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코인 사업 운용업체 대표 이모(35)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약 8억 4656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공범 강모(30)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내렸다. 법원은 이씨가 재판에 성실히 임한 점 등을 고려해 보석 상태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씨 등이 2024년 7월 22일부터 10월 25일까지 자동매매 프로그램(봇)을 동원해 벌인 시세조종 행위를 유죄로 인정했다. 법원은 이들이 매수와 매도를 반복해 거래량을 부풀리고 대량의 허수 매수 주문을 넣어 A 코인의 매매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꾸며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거래는 자연스러운 수요·공급을 벗어나 가격을 왜곡한 시세조종에 해당한다”며 “시장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불특정 다수에게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가상자산법의 시세조종 규정이 명확성 원칙과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이들의 주장도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금지 행위를 충분히 알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공소사실로 적시한 약 71억 4422만원의 부당이득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수수료와 체결 가격 등 부당이득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산정하기 어렵다”며 “범죄 가액에 따라 형벌이 가중되는 만큼 신중한 산정이 필요하지만, 구성요건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2024년 7월 19일 가상자산법 시행 이후 검찰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넘겨받은 1호 사건으로 주목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씨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약 230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김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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