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경상수지 5개월 연속 흑자…“반도체 경기 회복 국면”

류지영 기자
수정 2023-11-08 10:33
입력 2023-11-08 10:33
유가하락 영향…상품수지 6개월째 흑자
1∼9월 누적 경상수지 166억 달러 흑자
“10월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 유지될 듯”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경상수지는 54억 2000만 달러(약 7조 11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올해 4월(-7억 9000만 달러) 적자 이후 5월(19억 3000만 달러)부터 5개월째 흑자다. 경상수지가 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간 것은 지난해 3∼7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0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9월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며 “상품수지 흑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여행수지 적자도 줄어 흑자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65억 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57억 5000만 달러)의 약 65% 수준이다. 앞서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가 27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10∼12월에 월평균 35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면 전망에 부합한다.
신 국장은 “4분기 전체로 보면 반도체 경기 회복 흐름과 자동차 수출 호조 지속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 불확실성과 동절기 난방용 에너지 수입 증가 가능성으로 3분기보다 흑자 규모가 줄어들 수 있지만 연간 전망치(270억 달러)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9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품수지(74억 2000만 달러)가 4월 이후 6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2021년 9월(75억 5000만 달러) 이후 가장 큰 폭의 흑자다.
수출(556억 5000만 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줄었다. 지난해 9월 이후 13개월 연속 뒷걸음이다. 반도체(-14.6%)와 화학공업제품(-7.3%), 석유제품(-6.9%) 수출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반도체 등 주력 제품 감소 폭이 줄어들고 있다. 신 국장은 “반도체 경기가 저점을 통과해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역 별로는 중국(-17.6%)과 동남아(-7.4%), 일본(-2.5%) 등 수출이 위축됐다. 그러나 미국(+8.5%), 유럽연합(+6.5%) 수출은 회복세다.
수입(482억 3000만 달러)은 14.3% 줄어 감소액이나 감소율이 모두 수출을 크게 웃돌았다. 에너지 수입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원자재 수입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9% 감소했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어 흑자를 내는 불황형의 모양새다.
류지영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