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없다더니… 안철수, 또 ‘철수’ 왜

안석 기자
수정 2022-03-04 05:51
입력 2022-03-03 20:54
정치인생 10년, 4번째 중도사퇴
“다당제 소신 스스로 접어” 비판
공동정부 만든다면서 합당 모순
“安 선거비용 보전 의도” 관측도
안 후보가 선거에서 후보직을 양보하거나 중도 사퇴하는 식으로 단일화를 한 건 2011년,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12년 대선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이로써 한국 정치 사상 가장 많이 단일화를 한 정치인이라는 기록을 쓰게 됐으며, 그것도 모두 본인이 ‘철수’한 단일화다.
안 후보가 ‘철수 정치’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단일화를 택한 것은 완주했을 때의 실익이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저조한 지지율로는 ‘의미 있는 3등’이 어렵고, 이는 곧 정치 생명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윤 후보에게 양보하는 모습으로 정권 교체를 이루게 되면 안 후보의 대선 후 정치적 공간은 확보된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가 공동정부에서 총리를 맡거나 국민의힘과 합당한 뒤 당 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안 후보가 이날 단일화 선언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으로서 열심히 입법 활동을 했지만, 직접 성과로 보여 주는 행정적 업무는 하지 못했다”고 말한 건 입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로 역할 분담을 했던 김대중+김종필(DJP) 연합과 유사한 모델이다. 다만 안 후보는 DJ 정부 내 소수파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권 획득에 실패한 JP와 달리 3당 합당을 통해 민자당의 대선후보를 쟁취한 YS(김영삼 전 대통령) 모델을 궁극적으로 꿈꿀 법하다.
한편으론 수십억, 수백억원의 선거 비용을 보전받기 위해 단일화를 택했을 가능성도 있다. 득표율이 15%가 넘는 후보에게만 국고에서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해 주는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그 선에 못 미친 게 사실이다. 대선 뒤 국민의힘과 합당하면 안 후보가 지금까지 쓴 선거 비용은 모두 당비가 넉넉한 국민의힘이 부담할 수 있게 된다. 두 후보가 이날 공동정부(각자 당 유지)를 구성한다면서 합당을 추진하는 모순된 발표를 한 것을 놓고도 안 후보의 선거 비용을 합당을 통해 보전해 주려는 속셈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선거 내내 “단일화는 없다”고 수차례 못박았던 안 후보가 하루아침에 180도 태도를 바꾼 것은 오롯이 ‘안철수 정치 10년’의 한계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이번 대선에서 그가 그토록 강조했던 다당제 소신을 스스로 접었다는 비판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국민의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지지 철회와 탈당하겠다는 당원들의 글이 폭주하면서 한때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안석 기자
2022-03-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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