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뉴스] 경비행기 몰고 나홀로 세계일주…19세 벨기에 소녀 서울 착륙
수정 2021-12-16 16:49
입력 2021-12-16 16:42
러더포드는 11일 오후 4시쯤 김포국제공항 입국장에 나타났다. 주한벨기에대사관의 환대를 받으며 서울땅을 밟은 소녀는 출발 때와 달리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러더포드는 8월 18일 벨기에 플랑드르주 코르트리크에서 초경량 비행기 ‘샤크 아에로’ 한 대를 타고 세계일주를 향한 첫걸음을 뗐다. 코로나19로 하늘길 대부분이 막힌 상황이라 전 세계가 소녀를 주목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동남아시아로 넘어가는 중간 기착지로 한국을 택했다. 중국과 일본이 각각 코로나19와 경비행기 관련 규정을 들어 착륙을 거부한 게 영향을 미쳤다.
군 헬기 조종사 출신인 아버지와 조종사 자격증을 가진 변호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러더퍼드는 14세 때 처음 비행기 조종간을 잡았다. 지난해 면허를 취득한 그는 또래 소녀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서 세계일주를 결심했다. 경비는 100% 후원으로 충당했다. 러더퍼드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전 세계 민간 비행사의 5%만이 여성이고, 컴퓨터 과학자의 15%만이 여성이다. 내 또래 소녀와 젊은 여성이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목표대로 세계일주에 성공하면 러더포드는 2017년 30세 나이로 세계일주를 마친 미국인 샤에스타 웨이스 기록을 11년 단축,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난 7월 18세 나이로 비행을 마치고 최연소 세계일주 비행사로 기네스북에 오른 영국 남성 트래비스 러들로와의 격차도 대폭 줄인다. 소녀는 “기상 악화로 알래스카에서 한 달간 갇혀 있기도 했다. 어려운 순간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만둘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며 남은 여행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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