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어디서부터 손봐야…‘최악 폭우’ 서유럽 사망자 200명 육박, 중유럽도 비상

강주리 기자
수정 2021-07-18 17:54
입력 2021-07-18 17:11
중유럽으로 피해 확산 중… 피해복구비 사상 최대 6조 넘어설 듯
독일서만 156명 사망… 도시 처참히 파괴최다 피해 독일 “희생자 추가로 더 나올 듯”
獨 상당수 주민 실종 상태…벨기에 27명 사망
오스트리아도 폭우 경보…체코 인근 피해 확산
“전부 파괴” 주민들 망연자실…피해복구 난항
獨 라인란트팔츠주만 110명 사망
전날比 12명 증가… 부상자 670명1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독일 경찰은 이날 이번 폭우 피해로 사망자가 15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가장 피해가 극심한 라인란트팔츠주에서만 110명이 사망했다. 전날 발표보다 12명이 늘었다. 독일 전체 사망자의 70%가 이곳에서 나왔다.
라인란츠팔추주에서 발생한 부상자는 670명 정도로 집계됐다.
경찰은 성명에서 “희생자들이 추가로 생길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상당수의 시민이 실종 상태다. 다만, 당국은 통신 장애로 연락이 닿지 않는 시민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거동 불편 12명 장애인 그대로 익사뉴욕타임스와 SWR 방송에 따르면 라인란트팔츠주의 마을 진치히에 지난 14일 밤 최대 7m 높이의 급류가 밀려들어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12명이 한꺼번에 희생됐다.
진치히는 라인강과 아르강 사이의 마을로 집중적인 폭우에 강물이 범람한 것이다.
당국이 마을에 경고를 보냈지만, 일부만 들었다. 가장 큰 비극은 페스탈로치 거리의 레벤실페 요양원에서 벌어졌다. 요양원에는 36명의 장애인이 머물고 있었다.
홍수가 난지도 모른 채 1층에서 잠을 자고 있던 12명의 장애인이 갑작스럽게 밀려온 물에 뼈져 숨졌다. 요양병원에는 밤사이 1명의 직원만 머물고 있었다.
이웃들은 요양원에서 나오는 비명을 들었다. 구조대원들은 3시간 후에야 2층에 있던 24명을 구해냈다. 생존자들은 창문을 통해 나와 구조대원들의 보트에 올라탔다.
물이 빠진 현재 하얀색 페인트로 칠해진 요양원의 1층은 황토물에 잠겨있었던 흔적이 벽면에 뚜렷이 남아있다. 요양원은 3m 정도까지 잠겼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에서도 홍수로 2명이 사망했다. 이 지역에서 670명이 다쳤는데 사망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벨기에서는 최근까지 사망자가 최소 27명이 집계됐다.
벨기에 당국은 연락이 닿지 않는 103명을 실종 추정자로 분류했지만, 휴대전화 분실이나 배터리 방전으로 연락이 닿지 않거나 신분증 없이 병원으로 이송된 경우 등 여러 요인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홍수 피해로 수만명이 대피했던 네덜란드에서는 다행히 지금까지 사망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폭우가 쏟아진 룩셈부르크와 스위스, 영국에서도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체코 인근 獨 작센주도 피해 시작폭우는 중유럽도 위협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역사적인 도시인 할라인이 침수됐고, 잘츠부르크와 티롤 지역에 경보가 발령됐다.
제바스테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트위터에 “폭우와 폭풍으로 오스트리아의 몇몇 지역에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체코와 가까운 독일 동부 작센주에도 전날 밤 강물의 수위가 불어나 피해가 발생했다.
독일 서부와 벨기에에서는 도시와 마을을 휩쓴 물이 빠지면서 복구 작업도 시작됐다.
독일에서는 군 병력 및 장비가 구조 및 복구 작업에 투입돼 있다. 홍수로 떠내려가 도로를 막아버린 자동차와 트럭 등의 잔해들을 제거하기 위해 군 장갑차가 사용되기도 했다.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20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벨기에는 전체 10개주 가운데 4개주에 군을 파견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리에주주 주도 리에주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구조대가 지원을 오기도 했다.
독일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너 대통령과 아르민 라셰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총리 후보는 전날 라인란트팔츠주의 에르프트슈타트 인근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봤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강 범람으로 피해가 극심한 슐트 마을을 찾아 둘러보고 이재민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아르베일러 AFP 연합뉴스
전기·가스·통신 끊겨 피해복구 막막서유럽을 강타한 홍수가 잦아들면서 17일(현지시간) 수재민들이 대규모 피해복구작업을 시작했다고 BBC방송 등 외신이 전했다.
사망자만 180명이 넘는 워낙 큰 홍수여서 피해복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독일에서 가장 피해를 크게 입은 지역인 라인란트팔츠주(州) 아르바일러 온천마을 바트노이에나어에서도 복구작업이 시작됐으나 건물은 전부 물에 휩쓸려 나가고 전기와 가스, 통신은 아직도 끊긴 상태라 난항을 겪는다.
이 마을에서 와인가게를 운영하는 미하엘 랑은 로이터통신에 “전부 파괴됐다”라면서 “눈으로 안 보고는 상황을 모를 것”이라고 울먹였다.
라인 에르프트 크라이스 제공 AP 연합뉴스
2013년 최고치 12조 훨씬 넘어설듯로이터는 이번 홍수 피해복구에 독일에서만 수십억 유로가 들 것으로 봤다.
독일 보험업계는 이번 홍수로 올해 자연재해에 따른 보상금 지급액이 2013년 기록된 최고치 93억유로(약 12조 5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 홍수 이전에 최악의 홍수였던 2002년 8월 홍수 때 보험처리가 된 피해규모만 45억유로(약 6조 600억원)였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폭우와 홍수에 대비한 보험에 가입된 건물은 전체의 45%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실제 피해는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벨기에 외 스위스와 네덜란드 등도 이번에 홍수 피해를 봤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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