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우리 가마의 조상 팔산, 임란때 ‘흑대장’에 의해 끌려왔죠…독자적 작품 남겨”

이기철 기자
수정 2018-12-06 18:29
입력 2018-12-0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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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의 ‘한국 뿌리’ 찾는 다카토리 가마 15대 계승자
“마을 노인 ‘흑대장’ 이야기 기록과 일부 부합
항아리 사금파리 발견...초기엔 웅기마을 있어”
한국을 5번째 방문했다는 그는 뿌리찾기 과정을 설명했다. “이도에서 팔산을 데려왔다는 막연한 기록만 가지고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 가운데 위토, 정호, 팔산, 팔산리 등 시골을 찾아다녔습니다. 한 마을의 노인으로부터 의미 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록은 없지만 노인의 구전에 의하면 ‘흑대장(黑大將)이 일본으로 철수할 때 하룻 밤에 마을 사람들을 전부 데려가 마을이 없어졌습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 일부는 기록과 맥이 통합니다. 연행을 피한 소수의 사람이 ‘흑대장 이야기’로 전한 것으로 봅니다. 여기서 말하는 흑대장은 구로다(黑田)을 말하는 것이 틀림 없습니다. 노인이 말한 그 마을에는 김치 항아리의 사금파리가 수 없이 발견되었고, 실제로 초기의 일본 하치아먀(八山) 마을에는 옹기를 만드는 작은 집단이 있었습니다만 몇가지 더 검증이 필요합니다.”
다카토리 가마라는 이름 유래도 설명했다. “지쿠젠(筑前·후쿠오카현 북서부의 옛 이름)에 끌려온 팔산이 다카토리산(鷹取山) 기슭에 가마를 열었습니다. 그때부터 산이름을 따서 다카토리야키라고 불렀지만 조선을 그리워해 발음이 같은 고려의 고(高)를 따서 다카토리(高取) 가마로 바꿔불렸습니다. 팔산 자신은 일본식 이름 ‘타카도리 하치조(高取八藏)’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팔산은 당시엔 50석의 녹을 받는 무사 신분으로 영주의 보호를 받았다. 다카토리 가마는 3대에서 팔산의 자녀가 없어 대가 끊어졌다. 사위도 없었다. “다카토리 가마는 4대째부터의 제자가 대를 이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다카토리라는 가마 이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계승자가 한국 이름을 5대째 이어오는 심수관가(家)와는 차이가 난다.
“팔산, 50석 녹봉 받는 무사 신분...영주가 보호
조선 그리워해 가마 이름 ‘高’ 넣어 다카토리로
4대째부터 제자 계승...15대째 가마 이름 습명”
2001년 15대 다카토리를 습명(襲名·선대의 이름을 계승함)한 그는 요즘도 하루 10시간 이상 작업한다. “어릴 때부터 13대, 14대 계승자가 작업하는 것을 어깨 너머로 보고 배웠지요. 요즘엔 보통 아침 8시부터 밤 9시까지 일하지요. 오랜 역사 속에서 선인들이 일으킨 기술을 전승하고 새로운 기법을 받아들이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가마에 불을 지핀 다음이거나 이럴 때는 작업이 없어 쉬기도 하지만요.” 사가미술대에서 도예학과를 마치고, 여러 곳에서 전시회도 많이 하고, 상도 많이 받았다. 미국 센추리대학교에서 예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일본공예회 정회원으로 도예교실도 운영한다. 그의 아들 가메이 히사아키(27)가 16대를 잇기 위해 수업중이라고 한다. “아들도 대학을 마치고, 자연스럽게 작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 가마 고유의 전통 기법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아들이 도자기 대신 다른 일을 하고 싶어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다른 일을 하고싶다거나 별다른 거부의 의사 표시가 없었다”고 답했다.
요즘도 10시간씩 일 해...아들에 전수 작업”
한국과 일본, 중국 도자기에 관해 묻자는 그는 다음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재작년 카라츠야키(唐津燒) 수장 나카자도 다로에몬과 중국 자주요(磁州窯)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 방문인데다 대학생 시절 자주요 작품을 흉내내본 적이 있어 관심이 컸습니다. 옛 도자기를 보노라니 놀라운 작품에 눈이 커졌습니다만 현재의 작품은 질감 등에서 실망을 느꼈습니다. 반면 3년 전 한국의 분청 사기박물관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분청의 퇴색된 듯한 그 느낌의 작품이 제 취향에 맞아서인지 자주요의 그것보다 훨씬 감동이 컸습니다. 일본의 옛 도자기는 보면 어느 지역의 것인지 알 수 있지만 현대 도자기는 지역 구별이 어려워졌습니다.”
“조선사발 ‘산봉우리의 꽃’...거친 조형미 완벽
한국 흙·유약으로 한국 전통 가마서 구워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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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도공이 세운 다카토리 가마 16대 계승 수업을 받는 가메이 히사아키 작품. 다카토리가마 제공 -
조선 도공 팔산이 일본에 세운 다카토리 가마 15대 계승자 가메이 미라쿠의 작품. 다카토리가마 제공 -
조선 도공 팔산이 일본에 세운 다카토리 가마 15대 계승자 가메이 미라쿠의 작품. 다카토리가마 제공 -
조선 도공 팔산이 일본에 세운 다카토리 가마 15대 계승자 가메이 미라쿠의 작품. 다카토리가마 제공 -
조선 도공 팔산이 일본에 세운 다카토리 가마 15대 계승자 가메이 미라쿠의 작품. 다카토리가마 제공 -
조선 도공 팔산이 일본에 세운 다카토리 가마 15대 계승자 가메이 미라쿠의 작품. 다카토리가마 제공 -
조선 도공 팔산이 일본에 세운 다카토리 가마 15대 계승자 가메이 미라쿠의 작품. 다카토리가마 제공 -
조선 도공 팔산이 일본에 세운 다카토리 가마 15대 계승자 가메이 미라쿠의 작품. 다카토리가마 제공 -
조선 도공 팔산이 일본에 세운 다카토리 가마 15대 계승자 가메이 미라쿠의 작품. 다카토리가마 제공 -
조선 도공 팔산이 일본에 세운 다카토리 가마 15대 계승자 가메이 미라쿠의 작품. 다카토리가마 제공 -
조선 도공 팔산이 일본에 세운 다카토리 가마 15대 계승자 가메이 미라쿠의 작품. 다카토리가마 제공 -
조선 도공이 세운 다카토리 가마 16대 계승 수업을 받는 가메이 히사아키 작품. 다카토리가마 제공 -
조선 도공 팔산이 일본에 세운 다카토리 가마 15대 계승자 가메이 미라쿠의 작품. 다카토리가마 제공 -
조선 도공이 세운 다카토리 가마 15대 계승자 가메이 미라쿠. 다카토리가마 제공 -
다카토리야키 15대 가메이 미락쿠(왼쪽)와 아들이자 16대 계승 수업을 받는 가메이 히사아키. 법기도자 제공 -
조선 도공이 세운 다카토리야끼를 계승한 가마의 현재 모습. 다카토리가마 제공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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