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유산 톡톡] 1970년대 대장장이 땀방울·미용사 손길 그대로
수정 2018-10-31 18:53
입력 2018-10-31 17:34
동광대장간은 17세 때 작은아버지로부터 말편자와 농기구 제작 기술을 배운 이흔집씨가 1975년에 용두동, 제기동 일대에서 개업한 대장간이다. 경력이 50년이 넘는 창업자의 뒤를 이어, 지금은 아들 일웅씨가 이어 받았다. 홈페이지를 개설해 주문을 받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을 이어 가는 아들을 보는 창업자의 마음이 든든하다고 한다. 건축용 자재와 캠핑용 제품, 텃밭용 농기구 주문이 효자상품이다. 공장의 대량 생산과 중국산 제품의 공략에도 꿋꿋이 버티고 있다.
딱 트인 내부 공간은 한 폭의 명화 속에 안겨 있는 느낌을 줬다. 목재 트러스 구조의 천장에서는 진한 송진 냄새가 배어 나왔다. 나무들은 각목으로 다듬어진 것도 있고 어떤 것은 통나무 그대로 사용되기도 했다. 연한 갈색을 띤 점토 벽돌의 외벽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한몫하고 있었다.
현재는 창업주의 올케인 신간난씨가 가게를 이어 받았다. 신씨는 딸을 출산하기 하루 전까지 시누이를 도와 일했다고 한다. 2003년부터 가게를 도맡아 운영하고 있다. 좋은 인연을 만나 미용실을 물려주는 게 단 한 가지 바람이다.
김은선 (서울미래유산연구팀 연구원)
2018-11-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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