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화해 무드, 상봉장 풍경까지 바꿨다

이경주 기자
수정 2018-08-23 03:32
입력 2018-08-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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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 선전보다 가족들 회한 푸는 데 집중 작별상봉 시간 늘리고 선물도 언론 공개
김정은, 南 편의 최대한 보장 지시한 듯
통일부 관계자는 22일 “21일 상봉 일정이 진행 중임에도 오늘 작별상봉 시간을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리는 데 북측이 동의한 것은 그간 볼 수 없었던 이례적으로 유연한 태도”라며 “북측 보장성원(행사 지원요원)도 예전보다 많이 친절해졌다”고 밝혔다.
북측이 취재진이나 남북 당국자의 배석 없이 이산가족끼리 점심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하자는 남측의 제안을 처음으로 받아들인 것도 큰 변화로 꼽힌다. 지난 21일 남측의 이산가족 89명을 비롯한 동반 가족 등 197명은 북측 가족 185명과 숙소인 외금강호텔 객실에서 북측이 준비한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1시간 동안 점심을 했다. 인도적인 측면에서도 이산가족의 사적인 만남을 인정하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측이 남측 이산가족에게 준 선물이나 다과도 이례적으로 공개됐다. 선물은 대평곡주, 평양술, 백두산 들쭉술, 비단보자기 등이었고 다과 봉지에는 사탕, 초콜릿 과자, 강정, 배단물(음료), 금강산 샘물, 캔 커피 등이 들어 있었다.
대북소식통은 “이전에도 선물 증정은 있었지만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꺼렸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북한도 국산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이제는 구태여 감추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재진에 대한 편의 부분도 달라졌다. 북측의 한 보장성원은 “남측 취재진 규모를 30명으로 늘렸는데 우리가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우리 원수님(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께서 이번에 남측 편의를 최대한 보장해 주라고 하셨다. 그래서 말이 잘 됐다”고 말했다. 북측의 전향적 태도 변화에 김 위원장의 지시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남북출입사무소(CIQ)의 수속이 빨라진 것도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처음 있었던 일이다. 상봉 행사를 주관한 대한적십자사의 박경서 회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통상 금강산 입경에) 3∼5시간 걸린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체가 1시간 10분 걸렸다”며 “이렇게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변하는 게 우리 입장에서는 더디겠지만 (북측도) 실은 우리를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8-08-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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